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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배추밭에 털석 주저 앉은 내 머리위로 까마귀가 까악까악 노래하며 지나간다
녀석~~ 세월이 그렇게 지났건만 어릴적에 들었던 그 청아한 음색은 그대로군 !!
한시간이나 일을 했을까 ....
밭이랑에서 쪼그려 겨울초를 캐는 내몸은 허물벗는 배추벌레보다 더 뒤틀거린다
허리가 끊어지는 듯한 통증에 마을어귀로 두 눈을 자꾸만 쫓아보낸다
듣든한 지원군. 읍내 노래교실에간 칠순의 울 고모를 눈이 빠지게 기다리는 것이다
주남저수지....
내가 태어난곳 !!
아니 울 고모가 올망졸망한 우리 칠남매 업고 키워주느라 초딩 졸업도 못하게한 가슴아린그곳
울 할아버지. 우리오빠랑 언니들은 공부다 시키면서 당신의 딸인 엄마없는 울 고모에겐 왜 그려셨는지 ...
내가 다 큰 후에야 울고모의 원망하나 없이 담담히 숙명처럼 들려주던 그 사연에 나는 울고모를 엄마만큼 좋아한다
순수 유기농으로 키운 겨울초!!
지난 가을에 뿌린 씨앗은 겨우내내 땅속의 미네랄과 풍부한 영양을 섭취해 고시시하다고 얼른 빼가라고 며칠전부터 고모의 부름을 받았다
팔순의 울엄마와 동생은 일도 잘도 하건만 한시간 반동안 나는 끙끙 거리댔다
고만하자 고만할래 ~~~~~
고통의 소리와 한숨이 절로 나온다
시골생활이 그립고 꿈꾸었던 환상이 오후의 따뜻한 햇살속에서 산산히 부서진다
이건 분명 낭만도 아니고 동화속의 주인공도 아니다
시골에 살고 싶었던 희망 사항을 다시 수정해야하는 심각한 고민이 생겼다
" 애야 배추뿌리도 다 빼 가거라"
그렇지 그 알싸하고 상큼하게 맛있는 겨울초 뿌리 ...
호미로 끙끙대며 하나 뽑는데 얼굴에 열 받친다
심마니의 그 열정보다 더 열정적으로 뽑아보지만 얼마나 단단히 박혔는지 이거 장난이 아니다
고모가 삽을 주었다
좋아 어쩔줄 모르는 나는 정신없이 삽질을 해댔다
어떤건 팔뚝만한게 나오고 신이나 죽을 지경이었다
그러나 인생사 새옹지마라 했던가 ....
서툰 삽질에 그만 고모의 새삽을 분지르고 말았다
이거 뭐 내가 이대근이도 아니면서 .. ㅋㅋ
돌멩이가 있으면 살살 피해가야 하는데 그걸 감지못하고 그냥 마구 발로 구르기만 했으니 ...
철새들의 합창소리를 들으며 오늘은 크나큰 깨달음을 받았다
그리고 오묘한 철학의 진미도 함께 맛보았다
자고로 여자와 연장은 살살 다뤄야 한다는것을 .... ㅎㅎ
(웹님들 도심의바다로 오세요. 고소하고 알싸한 배추뿌리 함께 나눠먹자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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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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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 10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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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 2007년 01월 30일 02:02:3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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