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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요즘들어 재미붙인 저녁무렵의 운동을 위해
용두산 입구에서 좌회전하여 중앙성당을 돌아 테니스코트로 들어간다.
그 길에서 늘 한 아지매를 본다고 했다.
엊그제도 여전히 그 아지매는 그자리에 있었고
한결같이 끼고있는 비닐봉투도 5개로 여전히 변함없었고
담배를 물고 앉아있는 모습도 여전했다.
그 특유의 냄새를 풍기는 것도...
혈당이 다소 떨어지고 있었기 때문에 떡을 한조각 먹으며 걸었다.
그런데 앞에 그 아지매가 담배를 물고 멍하니 앉아있기에
불현듯 며칠전의 중앙동 식당골목에서 목격했던 천사와의 다정한 모습이 떠올라
저절로 발길이 멈춰졌다.
떡을 한모금 더 베어 몰고는
남은 떡을 비닐로 다시 싸매서
아지매에게 내밀었다.
그 순간은 어찌나 망설여지던지...
그 아지매는 물고있던 담배를 얼른 인도블럭 계단턱에 잘 내려놓으며
"아이고 사장님...사장님이 드실건데 이렇게...고맙습니다..."
아주 공손한 말투라서
오히려 내가 더 놀랐고 당황했다.
말도 그렇고 표정하며 태도가 너무도 부드러웠다.
아, 생각과달리 너무도 정상인같은 아지매...
왜 이렇게 하고 있을까?
밥은 어떻게 먹는걸까?
좀전 아침운동을 마치고 내려오던길에 또 다시 그 아지매를 지나치게 되었다.
아직은 취침시간인지 중앙동성당 담벼락에 몸을 기대고 늘어지게 자고 있었다.
햇볕이 뜨거워서 깰만도한데...
웬 오토바이가 그 앞에 서서 비닐봉지를 하나 내려놓는다.
그리곤 다시 용두산으로 올라간다.
비닐봉지를 양손에 들고서...
더 가까이 가보니 식사도시락이었다.
두툼한게 꽤 먹을게있어 보이는.....
그제서야 궁금증이 풀렸다.
식사는 이렇게 보급을 받아 해결하는 것 같았다.
그나마 식사를 제공하는 단체(구청인지, 자선단체인지는 잘 모르겠으나)가 있어 굶지는 않을것 같고
늘 끼고 다니는 비닐봉투는 그 도시락 껍데기였던것이다.
궁금증이 풀려 시원하고
햇볕이 따사로와 기분 좋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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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 29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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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 2009년 09월 07일 13:48:3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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