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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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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색과 자주색이 기막히게 잘 어우러진
용두산테니스 코트.
새롭게 단장된 깔끔한 코트에 들어서니 기분이 상쾌하다.
선선한 아침 바람에 기분이 한층 업되어 눈을 감고 바람의 향기를 느낀다.
아, 좋다...
그 순간,
고요한 평화를 깨는 날카로운 비명이 들린다.
하이톤의 그 소리는 용두산공원의 적막을 깨고
내 고막을 후벼판다.
머리가 아플지경이다.
저절로 눈살이 찌푸려진다.
아침에 울타리나 집 근처의 나무에 앉아 울면 손님이 온다고해서
꽤나 반겨주던 까치울음소리.
썩은 고기를 좋아해 사람이나 동물들의 사체있는 곳에서 자주 발견되는 탓에
사람들로부터 구박받고 음흉한 새로 낙인찍힌 까마귀...
그 울음소리가 용두산공원을 휘감아돌며 하늘로 울려 퍼진다.
까치와 까마귀의 울음이 뒤엉켜 세상이 시끄럽다.
허공을 날으는 새들의 무리...
10마리는 족히 됨직한 까치와
까마귀 2마리가 하늘에서 엉겨붙는다.
커다란 몸집과 중후한 멋이 풍기는 까마귀의 카리스마와
까마귀의 반도 안되는 작은 몸집으로 빠르게 날개짓하며 요리조리 정신없이 곡예비행을 하는 까치들...
일진일퇴의 공방전이 한동안 계속되었다.
코트 바로 옆에 있는 커다란 나무위에 새집이 있는걸 늦게야 보게되었다.
까마귀가 허공을 날다가 나무위의 새집 옆에 내려앉는다.
곧 바로 까치 서너마리가 까마귀 머리위로 비행을 하며 위협을 가한다.
두세마리가 까마귀 바로 옆의 가지에 앉으며 요란하게 짓는다.
새들의 울음소리가
이젠 더이상 아름다운 소리가 아니다.
절규요, 악이다...
순간, 궁금해 진다.
나무위의 저 집은 누구 집일까?
까치 집일까? 까마귀 집일까?
몇차례 자리를 바꾸며 까치와 까마귀가 비행을 하다가
까마귀가 5~6미터 앞의 안테나 꼭데기로 이동했다.
뒤이어 까치 두마리가 따라 날아오르더니 까마귀 바로 앞에 자리를 잡고 앉는다.
까마귀가 한마리 더 날아서 동료한테로 갔고
그 뒤를 이어 또다시 까치가 서너마리 날아서 안테나로 갔다.
두세마리의 까치가 하늘을 날으며 까마귀를 괴롭힌다.
요란하게 소리를 지르며...
귀찮아서인지,
아님, 힘에 밀려서인지, 아님 힘은 되는데 그놈의 쪽수에 밀려서인지
까마귀가 안테나에서 날아오르더니
멀리 허공을 가로질러 높이 날아올랐고
시끄럽게 고막을 찌르던 울부짖음이 서서히 멀어지더니 이내 메아리로 변했다.
잠시후에 그놈은 시야에서 사라졌고 울음소리도 더이상 들리지 않았다.
사방이 고요해졌고
다시 평화가 찾아왔다.
잠시 꿈을 꾼것 같다.
한낱 미물로 여기던 까마귀와 까치가 한바탕 소란을 피운
아니, 전쟁을 치룬 아침이
이렇게 고요속에 다시 묻힌다는게 오히려 신기했다.
세상은 고요하다.
마치 아무일도 없었던 것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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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 3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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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 2009년 09월 10일 14:06: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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