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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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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영이 한테서 전화가왔다.
"지은이가 됐데..."
밑도 끝도 없이 됐다며 약간은 흥분된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에서 가늘게 들려온다.
얘기를 들어보니,
지난 학기에 전공과목중 하나를 B학점을 받는 바람에
교직과목 신청 자격을 박탈당했다고 허탈해하며 실의에 빠져 있었는데
최종결과에서 자격을 취득했다나?...
9등까지 교직신청 자격을 준다고하며 우리 딸내미는 8등이란다.
90명중 8등...
재작년 입시때 100일기도하며 애간장을 태운게 엊그제 같은데...
쟁쟁한 예고 출신들이 즐비하여 겨우 턱걸이로 합격한 걸로 아는데
그래도 입학한후론 열심히 공부한 모양이다.
기특한 자식...
교직과목을 이수하고 선생님이 되는게 꿈이라는 딸내미는
얼마전까지는 교직과목 신청을 못하게되었다고 대학원이나 유학을 해서 선생님이 되는 수 밖에 없다고했었는데
그나마,
대학원이나 유학을 안가도 되는 상황이 되었으니 이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가?
물론, 앞으로 2년간 쎄빠지게 공부해서 탈락하지 않는다는 전제가 있긴 하지만...
그래도 희망이 있으니 참으로 기쁘다...
퇴근길에,
딸내미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이라도 사들고 가야겠다.
한달여 전에,
괜히 욕심 좀 내볼끼라고 아침과 오후에 운동을 달아서 하다가
지쳐서 쓰러지고 난 뒤론
영 자신이 없고 불안불안했는데
지난주에 다시 시동을 걸어 본 결과 약간의 희망이 보였다.
용두산코트에서 오후에 30여분씩 몸을 풀고 퇴근한 것이 도움이 된듯하다.
추석 연휴기간중인 지난주 금요일에 한게임했고,
토요일엔 동서대에서 레슨하며 놀고
일요일엔 아침에 동서대에서 두게임, 오후에 우리코트에서 세게임...
어제는 용두산에서 두게임했으므로 4일을 연속으로 운동한 셈인데
지난달 처럼 힘들지 않은걸 보니 서서히 익숙해지는게 아닐까?
아주 가끔은 힘도 실어서 샷을 해보았는데 완전하진 않지만 약간의 힘은 실리는 듯 했다.
다만, 상대의 강한 공격을 되받아 치는 것은 아직은 무리였다.
상대의 힘을 내가 제압하지 못하고 밀리기가 일쑤였다.
근력을 더 키워야겠다. 헬스를 할까? 아님 아령이라도...
오전에 용두산코트에서 만나는 초보자 두명이
오늘은 모두 뭔가 감을 잡은 듯하여 기분이 좋다.
평소보다 일찍 만나자고 약속하고는 9시 30분에 코트에 들어서니 벌써 땀꽤나 흘리며 연습중이었다.
기특한 학생들...
이제 막 한달째에 접어들고 있는 준식씨를 붙들고
오늘은 백핸드슬라이스를 마칠거며 따라서 강훈을 할것이니 각오하라고 엄포를 놓고는 연습을 시작했다.
이 코트에서 그는 모 코치선생님에게 레슨을 받고있는데 아직 포핸드외엔 다른건 안한다고했기에
백핸드는 온전히 내가 가르치는 것이었다.
이미 2주전부터 투핸드는 가르쳤고 슬라이스는 이제 이틀째다.
이론부터 시작해서 중간중간 시범을 보여가며 나름 열변을 토했다.
어제 휴대폰으로 찍은 패더러와 헨만의 슬라이스 동영상을 보여주며 따라하라고 했다.
처음엔 정말 근처도 못갔기에 어떻게 하겠나했는데 한시간여가 흐르는 사이 어느덧 제법인 샷이 나오기 시작했다.
본인도 스스로가 놀라는 모양이다.
어느순간 그래 이거야...하며 탄성을 질렀고 만면에 웃음꽃이 피었다.
완벽하진 않지만 비숫하게는 되었기에 나름 만족했다.
나도 준식씨도...
손에 물집이 잡혀서 더 못하겠다고하기에 봐주는 척하며 레슨을 마무리했다.
67세의 노익장을 과시하는 어르신은 여전히 발리가 안된다며 씩씩대고 있었다.
몸이 굳을대로 굳어있는 분에게 이래라저래라 요구하는것은 무리인지라
어르신의 몸 상태에 맞춰서 요령껏 레슨을 시작했다.
동작이 워낙 느린 탓에 공을 앞에서 맞추는게 안되었고
발리한 공이 자꾸 붕 뜨고 힘없이 나가는게 맘에 안들었다.
우선 이론적인 부분을 집으며 시범을 보여줬다.
특히 언더스핀이 걸리게 되는 원인과 공을 앞에서 치는 요령에 대해서...
이렇게 저렇게 자세를 고쳐가며 한참을 씨름했고 공을 앞에서 치기위해 발을 내딛는 연습을 집중적으로했다.
워낙 열정적인 분이라 힘들다고도 안하고 잘 따라하셨다.
30분여가 흐를 즈음 부터 어르신도 원하는 발리가 되기 시작했다.
낮게 깔리는 공이 길게길게 쭉쭉 뻗어가기 시작했다.
어르신이 흥분을 감추질 못하고 기뻐했다.
라켓 잡는 파지법이 문제였고, 공을 계속해서 수평으로 스윙하는 것이 문제였고, 가만히 제자리에 서서 치는게 문제였는데
위에서 아래로 스윙해야 언더스핀이 걸란다는걸 이해했고
발을 앞으로 쭈욱 내 딛으며 평소보다 훨씬 앞에서 공을 쳐야 한다는걸 알게 되셨다.
한번 감을 잡고나니 계속해서 원하는 대로 잘되었다. 포핸드도 백핸드도...
시간이 없고 내가 혈당이 내려가서 더이상 할 수 없는게 아쉬웠다.
내일까지 그 감이 유지되었으면 좋겠는데...
지금의 즐거움이 내일도 계속되길 소망하며 코트를 내려왔다.
참으로 즐겁고 신나는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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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 3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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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 2009년 10월 06일 16:42: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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