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에세이..
| 억세게 운좋은 아침 (삐돌이의 에피소드 / 소설 3) |
바우 |
 |
아침에,
7시 10분부터 준비를 한다고 서둘렀지만
서두른 보람도 없이 삐돌은 7시 50분이 다되어 주차장을 출발했다.
아침에 뭐가 그리 할게 많은지...
가는길에 차라도 없어야 제시간에 당도할텐데
은근히 걱정이 되었으나 삐돌은 포기하지 못하고 계속 달렸다.
니수가 엊그제 토요일날 같이 운동하며 좀 피곤하고 힘든 모습을 보였기에
컨디션은 괜찮은지 몸살이나 난건 아닌지 궁금했고
오늘부터 배드민턴을 시작하기에 옷가지며 라켓이며 짐이 많을텐데 어떻게 들고 가나 걱정도 되어
삐돌은 도저히 혼자 여유롭게 출근을 할 수가 없었다.
월요일 아침이라 당연히 차들이 많을것으로 삐돌은 예상했고
아니나 다를까 출발하자마자 부터 밀리기 시작했다.
마음이 급하니 더 밀리는 것 같이 생각되었다.
역시 관건은 예전과 다름없이 초읍이었고
그 곳에서만 10여분을 소비했다.
평소같으면 하마정에서 8시를 맞이했는데 오늘은 8시 10분에 그 곳을 통과했다.
예전 같으면 한번의 신호에 통과하던 굴다리를 오늘은 3번만에 통과했다.
마음이 급했다.
못 만나면 어쩌지?
8시 15분 정도에 도착할 수 있을거 같은데 25분 까지만 기다리지뭐 ...
그런데 그나마도 무산되어 버렸다.
교대앞을 지나며 이미 15분을 확인했다.
마지막 신호에서 삐돌은 과감히 결단을 내렸다.
평소 가던 길로가면 이미 늦었기에 만날 수 없을게 뻔했다.
해서, 하는 수 없이 니수가 지하철타러 가는 길을 거꾸로 갔다.
00아파트 입구에서 좌회전하여 진입한후 00교회에서 다시 좌회전,
그길로 니수네 집으로 향해가면 되는 것이었다.
니수네 집에서 걸어서 여기까지 오는데 약 3~4분 걸릴테니
니수가 평소대로 8시 15분 정도에만 출발했다면 잘 하면 만날 수도 있을거라 생각했다.
삐돌은 간절히 소원했다.
제발 일찍 출발하지 않았기를...
00아파트를 지나 00교회를 끼고 막 죄회전을 하려는데
니수가 교회앞 담벼락을 지나가고 있었다.
어찌나 반가운지...
삐돌에겐 정말 행운이었다.
순간의 선택이 이렇게 행복과 기쁨을 가져다 줄줄이야...
니수는 엊그제 운동을 한 탓인지 팔이 많이 아프다고했다.
모처럼 무리했는지 머리도 아팠다고...
머리는 약을 먹어서 이젠 안 아픈데 팔은 여전히 아프다고...
도로에 잠시 신호대기로 정차한 틈을 타
삐돌은 니수를 안아주었다.
포근하고 따스하게,
사랑이 듬뿍 전해지도록...
볼과 입술에 살짝 뽀뽀를 해주고
그리곤 니수의 팔과 어깨를 주물러줬다.
삐돌은 자기가 운동하자고 우겨서 한것이라 괜히 미안한 마음에...
니수는 운동 준비를 하지 않았다.
시간도 부족하고 짐도 만만치 않아서 다음주 부터 하기로 맘먹었다고 설명했고
삐돌은 너무 무리하지 않는게 좋을 것 같다고 맞장구를 쳐줬다.
혹시 정말 무리라고 생각되면 다음기회에 하라는 말을 덧붙여서...
비록,
10여분 남짓의 짧은 동행이지만
그나마 이렇게라도 볼 수 있다는게 얼마나 큰 행운인지,
이렇게 출근길을 함께 할 수 있다는게 얼마나 큰 기쁨인지,...
삐돌에겐...
억세게 운좋은 날의 아침을
그렇게 사랑하는 니수와 함께 할 수 있어서
삐돌은 너무너무 행복했다.
|
|
조회 : 378 |
|
작성 : 2009년 10월 14일 15:31:02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