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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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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는다는거
그거 참으로 힘든것 같다.
성경에는 "보지 않고 믿는것이 진정한 믿음이다" 라고 되어있다.
그런것 같다.
눈으로 보고나면 당연히 확신이 서겠지만
보고서 믿는다는건 그만큼 신뢰도가 떨어진다는것이 아니겠는가?
보지 않고서도
누군가가 전해주는 말만 듣고서도 믿는다는것
그것이 진정한 믿음일 것이다.
약6천년전부터의 일들을 기록해놓은 성경을 지금에 와서 읽고 들으며 믿는 것처럼,
법 없이도 사는 사람이라고 칭송을 받는 사람이 내 뱉는 말은 무조건 신뢰가 가고
"난 네가 콩으로 메주를 쑨대도 안 믿는다" 라고 할때의 불신...
이 모든것이 같은 맥락 아닐까?
용두산주차장을 지나는데
주차장 관리인이 차 한대와 씨름을 한다.
자세히보니 운전자는 아주머니인데 주차를 하느라 욕보고 있는 중이었다.
몇번을 왔다갔다 했으나 차는 여전히 같은 자리였다.
관리인 아저씨가 옆에 딱 붙어서서는
"핸들을 오른쪽으로...풀고...아니 아니 왼쪽으로...스톱 스톱!!!"
차는 옆차와 부딪히기 일보직전에 멈춰섰고 아주머니는 정신이 없는 지 멍한 상태다.
관리인이 호통을 친다.
"하라는 대로 하세요!!! 핸들을 왼쪽으로 틀고....그대로 쭈욱..."
차는 잠시 움직이는가 싶더니 이내 멈춰섰고
아주머니가 운전석 창문 너머로 고개를 쑤욱 빼더니
"이렇게하면 옆차랑 부딪힐거 같은데요..."
빨갛게 흥분된 얼굴의 아주머니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내뱉는다.
"안 부딪혀요...부딪히긴 왜 부딪혀요!!! 하라는대로 믿고 따라하세요"
아주머니는 궁시렁댄다.
부딪힐거 같은데...
곁에서 보고있자니 답답해 미칠지경이다.
몇번의 왕래를 더하고 차는 주차를 성공했다.
차에서 내린 아주머니는 잠시동안 차를 물끄러미 쳐다봤다.
자신이 주차를 한것이 대견하다는 것인지,
아님 신기하다는 것인지...
주차관리인 아저씨가 투덜대며 멀어진다.
"하라는대로 믿고 할 것이지...나 원 참..."
테니스코트에도 많은 신뢰와 불신이 혼재한다.
발리와 스매싱, 서브의 그립은 반드시 콘티넨탈 그립이어야 한다는 것이나
네트위를 살짝 타고 넘어오는 공은 스윙을 하지 말고 갖다 대줘야한다는 등등...
발리, 스매싱, 서브를 포핸드 그립을 잡고하면 어떤가,
낮고 짧은공을 달려들어 위에서 아래로 짤라먹는 발리를 하면 더 공격적인 샷이 되지 않는가?
어제 용두산코트에서 한 여성분에게 잠시 원포인트 레슨을 해줄기회가 있었는데
백핸드 슬라이스가 영 아니올시다라서 교정을 해볼 생각으로 용기를 내어 시작을 하게되었다.
그분은 백핸드슬라이스를 테이크백이 없이 그냥 갖다 맞춘후 냅다 쳐내는 모양새로 치고있었는데
슬라이스의 첫 출발이 테이크백이라
준비자세에서 그대로 라켓을 왼쪽 어깨위로 올리면 테이크백이 되는 것이고
그 상태에서 그냥 공을 향해 내리치며 공을 눌러서 앞으로 스윙하라고 주문을 하며
몇번의 시범도 보여주었는데
그걸 도저히 흉내를 못내고 계셨다.
공을 치지 않는 상태에서의 빈 스윙은 주문대로 했으나
공만 오면 스윙이 엉망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테이크백 상태에서 포워드스윙을 시작할때 바로 라켓을 틀어서 드라이브를 칠때의 테이크백 모양으로 바꾸어 스윙이 되었다.
라켓을 돌리지 말고
테이크백 상태에서 그냥 공울 치라고 아무리 얘기를 해도 안되었다.
슬슬 인내심의 한계가 드러났고
결국엔 내가 포기하게 되었다.
약 30여분간을 별별 방법을 다 써가며 교정을 하려 애썼으나 허사...
빈스윙을 수십번을 반복해가며 익힌후 이젠 됐다싶어 공을 던져주면 언제그랬냐는듯 바로 라켓이 돌아간후 스윙이 나왔다.
그만하자고 한후 쉬면서 여쭤보니
한 20여년간 테니스를 쳤고 그동안 몸에 밴 스윙이라 안고쳐지는가보다고 한다.
그렇담 그렇게라도 잘치던가....사실 20여년간 친 분이라곤 생각이 안들정도의 백핸드였다.
스트록의 성공율이 고작 20% 안팍이니...
집요한 내 질문에 그분은 마지막에 한마디 하셨다.
"그렇게 테이크백을 한 상태에서 공을치면 안 맞을 것 같아서..."
아뿔싸!!!
결국 그 분은 나를 못민든다는 것이 아닌가?
내가 그렇게 여러번 시범을 보였는데도...
내가 치는 샷을 제대로 안봤다는 얘기인지,
아님, 머리속에 박혀있는 고정관념으로 인해 내 샷이 눈에 안들어 왔다는 얘기인지...
용두산코트에서 레슨을 받는 초보자중에 일전에 소개한 바 있는 어르신은
코트에 들어서서 하는 일의 최소한 반은 라켓을 들고 빈 스윙연습하는 것인데
그중에 대부분을 네트의 상단인 흰테두리를 치는 것이다.
내가 여러번에 걸쳐 그 스윙연습은 이젠 하지말라고 했으나 아직도 무의식적으로 네트를 쳐대곤하신다.
처음에 상향스윙의 이론을 설명할때나 스윙감각을 익히기 위해서는 필요한 연습이지만
그러한 초보단계를 지나 이젠 스윙에 파워를 싣는 연습을 해야할 때인데
자꾸만 네트를 치고 있으니...
네트를 치는 연습은 스핀량을 늘리기위한 상향스윙 연습이지 파워를 싣기위한 스윙연습은 안되고
오히려 앞으로 미는 스윙을 방해하기 때문에 하지말라고
아무리 얘기를 해도 들으려고하질 않는다.
준비자세에서 라켓을 두손으로 잡고 위아래로 흔드는 습관을 못고치는 것처럼...
또 한명의 초보자 레슨생이 있는데
내가 공을 들이고 있어서 자주 손을 봐준다.
그 놈이 갑자기 포핸드를 이상하게 친다.
어깨와 거슴을 활짝 열어 제치곤 스윙을 옆으로하고
그리곤 또 라켓을 엎는다.
그러면서 본인도 생각대로 안된다고 볼을 칠때마다 투덜투덜대며 중얼거린다.
폼이 이상하다. 갑자기 왜 그렇게 치냐고 물었더니
쭈삣쭈삣대며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패더러 동영상을 봤는데 이렇게 치길래 따라하는 거다" ...
기가 막힐 노릇이다.
이제 겨우 아장아장 걸음마를 뗀 녀석이 100미터 달리기를 할려고 깝짝대는 꼴이라니...
불러세워놓고는 패더러의 스윙폼과 임팩트 위치 라켓의 모양새등을 설명해주었다.
우리가 보는 것은 스윙이 다 끝난 이후의 피니시 상태의 모습이고 임팩트시의 모습은 이러하니
이 모습을 기억하고 따라해야한다고 시범을 보여주니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나서 다시 포핸드를 쳐보니 설명은 아랑곳 없이 여전히 엉망이다.
그 동안의 공이 물거품이 되는 순간이다.
아....이일을 어찌할꼬...
나 보다는 패더러의 스윙이 더 믿음이 간다는 얘기 아니겠는가?
내가 연습을 하면 패더러처럼 된다면야 이를 갈고 하겠고만....
제법 공을 친다는 회원중에
포핸드발리를 할때 임팩트이후 길게 팔로우스윙을 하는 친구가 있다.
공격적으로 위력있는 발리를 할려면 짧게 끊어쳐야한다고 수차례 얘기를 했지만 역시 소귀에 경 읽기다.
오늘은 그 친구랑 잠시 연습을 같이했다.
포핸드 발리를 집중적으로...
이론설명을 곁들이고 시범을 보여가며 나름 애를 썼는데 영 나아지질 않는다.
아무리 짧게 스윙을 하라해도 고개는 끄덕이며 알았다고 하고는 실제 칠때는 예전처럼 길게 스윙한다.
하다하다 안돼서 혹시 다른 생각이 있는게아닌가하고 물어보니 겸연쩍어 하며 내 뱉는 말이
"스윙을 짧게하면 힘이 안들어 갈 것 같아서..."
헉!!!
그럼 내가 시범 보일땐 뭘 봤다는 얘긴가?
이들 모두가
자신의 뇌리속에 박혀있는 고정관념을 깨지 못했다는 얘기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확신이 없기 때문...
내가 아주 잘치는 선수이거나
아주 유명한 레슨코치였다면 혹시 모를까
그저 평범한, 그들과 다름없는 동호인에 불과하기에
그들이 나를 믿고 수년간 몸에 밴 습관을 고치기엔 부족했던 것이다.
많이 아쉽다.
말 좀 믿어줬으면 좋으련만...
그러나 나 또한 인내심 많고 질긴 놈이기에
포기하지 않고 또다시 시도해 볼 셈이다.
그들이 내게 시간을 투자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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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 39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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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 2009년 10월 22일 16:54: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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