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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국내소식

한국계 테니스 선수 햄프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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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테니스 선수 햄프턴 "역시 비빔밥!"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17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테니스장 실내코트.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KDB코리아오픈(총상금 50만달러)에 출전한 검은 머리의 한 외국 선수가 눈에 띄었다. 세계 랭킹 99위인 제이미 햄프턴(22·미국)이었다.

이날 단식 예선 결승에서 카탈리나 카스타뇨(239위·콜롬비아)를 2-0(6-2 6-2)으로 완파하고 본선에 오른 햄프턴에게 인사를 건넸더니 활짝 웃으며 "안녕하세요"라고 한국말로 답을 했다.

햄프턴은 어머니(수 햄프턴)가 한국 사람이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태어난 햄프턴은 어릴 때 미국으로 건너갔고 지금은 플로리다주에서 살고 있다.

간단한 인사말 정도만 한국어로 할 수 있다는 햄프턴은 "세 살 때 엄마랑 같이 한국에 한 번 와보고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이다. 19년 만에 왔다"고 웃으며 "어머니가 평소에 한국 음식을 많이 만들어줘서 한국 음식이 나에게는 딱 맞는다"고 말했다.

좋아하는 한국 음식을 묻자 대번에 "비빔밥"이라고 답한 그는 "김치도 가끔 먹지만 매운 음식을 즐기는 편이 아니라서"라며 말끝을 흐리기도 했다.

19년 만에 한국에 와 '친척 상봉'도 했다. 이번에는 어머니와 함께 오지 않은 햄프턴은 "사촌이 공항에 마중을 나와줬다. 본선에 진출했기 때문에 본선 경기도 구경하러 오기로 했다"고 즐거워했다.

8살 때 테니스를 시작한 그는 "누가 시켜서 한 것이 아니었다. TV로 테니스 중계를 보고는 아빠한테 '코트에 데려다 달라'고 해서 시작한 운동"이라고 테니스와의 인연을 소개했다.

지금까지 투어 아래 등급인 챌린저 대회 단식에서 5차례 우승한 경력이 있는 햄프턴은 올해 호주오픈과 윔블던에서는 단식 본선 2회전에 진출하기도 했다.

햄프턴의 개인 최고 랭킹은 올해 7월에 기록한 84위다. 투어 대회에서는 16강 진출이 가장 좋은 성적이다.

햄프턴은 "최근 허리 부상 때문에 경기력이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다. 우선 랭킹을 끌어올려 2013년 첫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 단식 본선에 직행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햄프턴의 경기 모습(AP=연합뉴스)

이번 한국 대회 출전을 통해 자신이 한국계임을 밝힌 햄프턴의 존재는 한국 테니스에도 희망의 메시지가 될 수 있다.

그동안 중국과 일본에서는 세계적인 톱 랭커가 나온 반면 상대적으로 한국 여자테니스의 존재는 미미했다. 그러나 한국계 햄프턴이 세계 랭킹 100위 안에서 정상급 선수들과 기량을 겨루는 모습은 '우리도 하면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음식이 익숙한 내가 다른 선수들에 비해 유리할 것"이라고 웃은 그는 "선수 생활을 하는 동안 세계 랭킹 10위 안에 들어가고 투어 대회에서도 우승하고 싶다. 또 빨리 부상도 완쾌됐으면 좋겠다"고 다짐했다.

햄프턴은 이 대회 본선 1회전에서 로미나 오프란디(65위·스위스)와 맞붙는다.

emailid@yna.co.kr

파일 :

작성 : 2012년 09월 18일 09:48: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