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예라가 한국 테니스에 추석 선물을 쏘았다 !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열린 2013 KDB코리아오픈(총상금, 50만 달러) 대회에 와일드카드로 본선에 나선 이예라(NH농협은행, 450위)는 16일 단식 본선 1회전서 다리아 가브릴로바(러시아, 140위)를 2-0(6-4, 6-1)으로 완파하고 본선 2회전에 진출했다.
국내 실업 최강자인 이예라는 코리아오픈 10년 만에 국내선수 처음으로 본선 자력 승리를 거뒀다. 공식적으로는 지난해 이 대회에서 이소라(삼성증권)가 마리아 키릴렌코(러시아)의 부상으로 기권승을 거뒀지만 투어대회인 이대회의 자력 승리는 이예라가 처음이다.
여자테니스는 세계 랭킹 100위 안팎의 선수들이 출전하는 투어대회와 200∼300위 선수들이 주로 출전하는 챌린저대회, 그보다 순위가 낮은 선수들이 나오는 서키트대회 등급으로 분류된다.
이예라는 1세트 첫 게임부터 서브 난조와 상대 스트로크에 밀리며 0-3까지 뒤졌지만 뒷심을 발휘하며 1세트를 따냈다. 기세가 오른 이예라는 2세트서 베이스라인까지 떨어지는 포핸드 스트로크와 각이 큰 앵글샷을 구사하며 승리를 확정지었다.
가브릴로바는 1-4로 뒤진 상태에서 메디컬 타임아웃을 요청해 손목 치료를 받은 뒤 경기에 다시 나섰으나 이미 흐름은 이예라에게로 넘어온 상태였다.
가브릴로바는 지난 2010년 US오픈 주니어 여자단식 정상과 싱가포르 유스올림픽 금메달을 차지하며 2010년 8월 국제여자주니어랭킹 1위에 올랐던 떠오르는 신예다.
이예라는 2011년 9월 NH농협으로 옷을 갈아입고 실업무대로 뛰어 들어 실업 여자테니스를 평정했다.
그해 실업마스터즈 우승을 시작으로 한국선수권 등 굵직굵직한 대회 우승을 차지하며 2012년 실업 최우수선수상을 수상했다. 올해도 벌써 6번의 우승을 차지하며 여자 실업 테니스를 대표하고 있다.
2008년 세계 랭킹 178위까지 올랐을 때만 해도 이예라 역시 투어급 대회에 도전장을 냈던 선수다. 하지만 이후 부상 등이 겹치며 투어 도전을 접고 최근까지 국내 대회에 주력해왔다. 세계 랭킹도 많이 밀려 한때 500위 밑으로 내려갔다가 지금은 450위다.
16강에 진출한 이예라는 3번시드 아나스티시아 파블류첸코바(러시아, 32위)와 격돌한다. 파블류첸코바는 아나벨 메디나 가리게스(스페인, 101위)에게 2-1(5-7, 6-2, 6-3)로 역전승을 거두며 16강에 올랐다.
한편 이예라와 함께 단식 본선 1회전에 출전한 한성희(산업은행, 627위)는 알렉산더 둘게루(루마니아, 174위)에게 0-2(0-6, 6(0)-7)로 완패했다.
6번시드를 받은 '미녀 스타' 율리아 괴르게스(독일, 49위)는 도이 미사키(일본, 92위)를 2-0(6-4, 7-5)으로 누르고 16강에 선착했다.
17일에는 장수정(541위·양명여고)이 클라라 자코팔로바(34위·체코)와 첫 경기를 치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