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식 강국 인도를 맞아 선전한 이형택(왼쪽)과 임용규. 사진= 테니스코리아 |
(테니스코리아= 박준용 기자)부산에서 열린 데이비스컵 아시아/오세아니아 1그룹 지역 예선 2회전에서 우리나라가 인도에 종합전적 1-3으로 졌습니다.
정현과 임용규 선수 모두 이기고 있다가 졌는데 패배의 요인은 경험 부족, 위기 관리 능력 등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기술보다는 경험에서 밀린 것입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세계랭킹이 높은 인도를 맞아 예상보다 경기를 잘 했다고 생각합니다.
대회 시작 전에는 일방적으로 밀릴 줄 알았지만 정현과 임용규 선수가 경기를 매우 잘 했습니다.
저도 5년 만에 태극마크를 달았는데 부담이 되면서도 재미있고 즐거웠습니다. 임용규 선수와 처음으로 복식에서 손을 맞췄는데 호흡도 잘 맞았습니다.
5세트 경기이다 보니 나중에 체력이 좀 떨어졌고 훈련 기간이 짧아 아쉬운 점도 있지만 어느 정도 만족한 경기였습니다.
특히, 정현은 주니어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첫 데이비스컵 데뷔전에서 매우 인상적인 활약을 보였습니다. 인도의 에이스 솜데브를 상대로 자신의 능력 100% 이상을 발휘할 정도로 매우 잘 했습니다. 인도 감독 암리트라즈와 솜데브가 극찬을 할 정도였죠.
데이비스컵은 5세트 경기이고 특히 국가대항전이다 보니 톱 랭커들에게도 매우 부담이 됩니다. 그래서 데이비스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실력이 한 단계 뛰어 오를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슬럼프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점을 봤을 때 정현이 보여준 활약은 매우 고무적이고 앞으로 대표팀에도 큰 활력소가 될 전망입니다.
임용규 선수도 대표팀 맏형으로서 솔선수범하는 등 든든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비록 마지막 경기에서 발 바닥에 잡힌 물집 때문에 제대로 경기를 하지 못했지만 3일 내내 경기를 잘 했습니다.
데이비스컵에서 이형택은 선수와 캡틴의 1인 2역을 했다. 사진= 테니스코리아 |
이번 대표팀에서 데이비스컵을 처음 경험한 팀원들이 있습니다.
저도 국내 최초로 플레잉 캡틴을 맡았고 임규태 코치도 처음으로 대표팀 코치를 수행했습니다. 노상우도 비록 경기에 뛰지 않았지만 처음으로 대표팀에 합류하는 등 현재 한국 대표팀은 세대교체 과정에 있습니다.
이번 데이비스컵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느껴 앞으로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제 우리는 오는 9월 대만과 원정경기를 갖습니다. 이 경기는 한국에 많은 의미를 갖습니다.
먼저, 1그룹에 잔류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대만을 이겨야 합니다. 우리가 대만과의 상대전적에서 3승으로 앞서 있지만 대만의 에이스 루옌순이나 지미왕이 모두 불참했었습니다.
인도도 1회전에서 대만과 경기를 했었는데 두 선수 모두 참가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한국과 대만의 경기는 인천아시안게임 직전에 열리기 때문에 두 선수가 참가할 수도 있습니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한국 선수들이 많은 국제대회에 참가해 경험을 쌓고 세계랭킹을 끌어 올려야 합니다. 그리고 대만과의 경기를 통해 인천아시안게임에서의 대표팀 성적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에 한국 대표팀은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할 것입니다.
한국 대표팀이 이번 패배를 교훈 삼아 부족한 점을 보완하는 등 남은 기간 동안 철저히 준비한다면 대만과의 데이비스컵이나 인천아시안게임에서도 충분히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을 것입니다.
구술= 이형택, 정리= 박준용, 사진= 테니스코리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