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의 구멍일까 -김완수
**한국경제신문에 실린 오늘아침 시,,
서랍 속에 버려진
지난 날 전화번호 수첩을 펴보다가
낯선 이름을 발견한다.
무심코 넘기다가 다시 넘기며
누구일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내 몸, 그 어디에도 기억은 까맣고
뜯어지고 얼룩진 수첩만이 기억을 담고 있다.
도대체 누구일까 백지처럼 하얗게 지워진 그,
살면서 스치고 지나는 것이 어디 그것뿐이랴
애써 변명을 하며
다시금 수첩을 넘기며 보니
또 있고 또 있다
나도 모는는 나의 과거
이렇게 좀이 슬어 구멍투성이라니
다이얼을 돌려 누구냐고 넌지시 묻고 싶지만
무어라 할 말이 없는 구멍
내 삶의 숱한 구멍 중에 구멍
그럼 나는 누구의 구멍일까
** 수첩뿐이랴,, 핸폰에도 누구인지 모를 낮선 구멍이 너무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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