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회 전국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남매가 나란히 단식 우승을 차지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 주인공은 정윤영(남산고3), 정석영(다대중2) 남매.
정윤영은 27일 김천종합스포츠타운 테니스경기장에서 열린 여자18세부 결승에서 강릉정보고의 김나리를 6-3 6-2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고, 동생 정석영은 남자14세부 결승에서 이재문(성의중)을 6-1 6-1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어머니의 권유로 시작
남매가 테니스를 하게 된 것은 어머니인 이성숙(42)씨의 힘이 컸다. 이성숙 씨는 부산 브니엘여고 선수 출신으로 부산 대양고무 실업팀에서 5년간 선수생활을 했다.
정윤영-정석영 남매가 어릴 적에 집이 테니스코트를 운영하고 있던 것이 라켓을 잡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됐다. 우연히 시켜본 테니스에 남매가 모두 특출난 재능을 보였던 것이다.
먼저 라켓을 잡은 것은 누나 쪽이다. 정윤영은 8살때, 정석영은 11살때 각각 처음 테니스에 발을 들였다. 하지만 시작하게 된 계기는 조금 다르다. 정석영은 "누나는 테니스에 재능이 있어 시작했지만, 나는 어머니의 반 강제적인 강요(?)로 시작했다"고 말했다.
무슨말인고 하니, 정석영은 누나의 스파링 파트너로서 라켓을 잡게 됐다는 것이다. 이성숙 씨는 "처음에는 (정)윤영이의 스파링 상대로 시켰는데 지금은 누나보다도 낫다"며 웃음을 지어보였다.
테니스로 똘똘 뭉친 가족
비록 누나의 스파링 상대로 처음 라켓을 잡게 됐지만, 정석영은 먼저 시작한 누나가 자랑스럽고 많은 힘이 되어준다고 했다. "누나가 삼성주니어단에 3년 정도 있었고 그 밖에도 나보다 많은 경험을 해 내게 좋은 충고와 조언은 많이 해준다"며 든든한 표정으로 누나를 바라봤다.
가족이 모두 테니스를 하는데 있어 이성숙 씨는 "물론 테니스 밖에 모른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좋은 점이 99%는 더 많다.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공통사가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소중하다"고 말했다.
정윤영, 내년 명지대로 진학예정
올해 고3인 정윤영은 내년에 명지대학교에 입학할 예정이다. 이부분에 있어서 정윤영은 명지대 신순호 감독에 대한 감사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정윤영은 "지난해 슬럼프가 와 많이 부진했었다. 그래서인지 날 불러주는 대학은 하나도 없었다"며 "명지대 신순호 감독님만이 날 불러주셨다. 너무 감사드린다. 다른 곳으로 옮길 맘도 전혀 없고 오직 열심히 하겠다는 마음 뿐이다"고 각오를 다졌다.
우리는 독실한 기독교 집안
정석영은 우승한 이후 우승소감을 "한 포인트, 한 포인트마다 하나님을 생각했다"고 말했다. 여러번 우승소감을 들은 기자도 이런 소감은 처음이었다.
정윤영-정석영 남매의 가족은 독실한 기독교 집안이다. 이성숙 씨는 운동도 운동이지만 자식들의 하나님 사랑에 많이 고맙고 자랑스러워 하고 있다.
마지막을 맺는 말에 이성숙 씨는 "이 모든 것을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이혼 등으로 아이들도, 나도 많이 힘들었는데 하나님께서 많이 도와주셨다"며 훈훈한 미소를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