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언 & 잔소리 바우 전날의 비로 코트가 촉촉하니 공치기 좋은 상태다 주섬주섬 옷을 갈아입고 코트에 들어서니 환한 조명 아래 가뿐 숨 몰아쉬며 화이팅을 외치는 동생들이 나를 반긴다 코트에 들어서면 제일먼저 백보드와 논다 스트레칭 간단히하고 짧은 스윙으로 몸을 풀면서 서서히 몸을 데운다. 나중엔 스매싱에 서브 연습까지... 옆에서 같이 연습하던 동생이 한마디 거든다. "스매싱 임팩트 위치를 조금만 더 왼쪽으로 옮기면 좋지않을까요?" 아차싶다. 그래 맞다. 그건 늘 받는 지적인데... 신경쓰지 않으면 나도 모르게 옛날 버릇이 나오니 원참.... 동생의 한마디에 자세를, 임팩트 위치를 바꿔서 연습을 더해본다. 신경써서... 앞으로 있을 시합의 파트너끼리 스파링을 해보자고 제의하고 게임을 한다. 실전이라 생각하고 신중하게 하자고 서로에게 다짐을하면서... 몸이 덜 풀렸는지 발이 좀 둔한 느낌이다. 숏 볼 처리가 자꾸 에러가 났고 서브리턴이 조금씩 늦어서 상대에게 찬스볼을 준다. 나의 파트너가 내게 "아직 몸이 안풀렸는가 보네요...화이팅!!!" 자식...고맙게시리... 상대선수가 한마디 거든다. "너무 급해....왜 발리를 한방에 끝낼려고 그래? 계속 줘야지..." 상대팀의 그 옆 파트너도 덩달아 한마디. "스트록 임팩트때 확 감아제껴...그래야 파워가 있지!!!" 실전이라 생각하고 신중하게하자고 해놓고 이건 또 뭔가? 상대팀, 적군인 우리를 가르치는게 아닌가? 뭐야 이거... 리턴을 하면서 앵글을 노려 쳤는데 조금 길어서 아웃이됐다. 평소엔 잘 들어가고 즐겨하는 샷인데... 상대팀에서 또 한마디가 터진다. "몸을 쓰니까 그렇지!!! 공이 사이드로 빠지면 손목 스냅만 써야지!!!" 아....짜증... 그렇지 않아도 몸이 좀 무거운거같아 잘 안되어 다운되어있는 상태인데 자꾸 잔소리를 해대니. 그것도 내 파트너가 아닌 적군이... 나도 모르게 신경질이 났다. 잘 치고싶은 맘이 달아나 버렸다. 파트너에겐 미안하지만... 그런데 내 파트너도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에러가 자꾸 난다. 그러면서 미안하단 표정을 지어보이고... 겨우 박을 면하고 게임을 마쳤다. 뭔가 개운치가 않다. 씁쓰레하다. 게임에 몰두하질 못하고 엉뚱한데 신경쓰다 게임을 망쳤다. 스스로가 한심하단 생각이 들기도하고... 좀더 치면서 마음을 다스리고싶어 빈 코트에 들어섰다. 그런데 아까의 그 상대선수가 들어서며 같이치자고한다. 기분은 좀 언짢았지만 연습인데 뭐...하면서 위안하고 공을쳤다. 스트록을 하면서 난 일전에 윤사마한테 지도받은 대로 "어깨를 너무 빨리 열지안도록" 신경써가며 샷을했다. 되는듯, 마는듯.... 그 녀석이 한소리한다. 임팩트때 손목을 확 제껴요!!! 뭔 소린지도 모르겠고 그냥 흘려보냈다. 좀전 게임때의 상황이 생각나서 스스로 무너지지 않을려고. 공을 칠때마다 매번 그소릴 해대니 짜증도나고 해서, 은근슬쩍 스트록을 접고 발리로 전환했다. "좀 더 두껍게...그렇지!!!... 아니, 그게 아니고..." 아...또 짜증... 난 나대로 임팩트때 면을 고정하고 스윙을 짧게하며 파워를 싣는 연습을하고있는데... 스매싱연습 좀 하게 로브를 올려달라고 주문했다. 자세하고 임팩트 위치를 잡아야하니 우선은 짧게 주고 나중에 길고 높게 달라고 주문도 했다. 그런데 이게 웬걸... 짧았다 길었다 낮았다 높았다 더구나 이리저리로 옮겨가며 쳐야할 정도로 마구잡이로 올려주는게 아닌가? 너무 힘들어서 잠시 한숨쉬고 잘 좀 올려달라고 했다. 그 녀석 하는 말, "나..로브 연습한거야 형이 못치게..." 아뿔싸!!!! 왕 짜증.... 난, 그래도 주위의 사람들이 하는말을 잘 들을려고 애쓰는 편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누가됐건 고맙게 듣는다 코치가 얘기하건, 동료가 얘기하건 하다못해 동생이 얘길해도... 다 내게 도움이 되었으면해서 하는 말이니 얼마나 고마운가? 근데, 오늘 이녀석은 아니다. 곰곰히 생각해본다. 왜 그럴까? 결국은 나 자신의 문제인거같다. 내가 상대의 말을 들을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임 시작때 실전처럼 신중하게하자고 했으니 상대의 가르침을 얘상 못했고 그게 거슬리니 듣기 싫었던것이다. 평소 같으면 고맙게 받아들였을 말인데.... 내가 들을 준비가, 마음가짐이 되어있을때 든는말은 도움이 될테니 조언이나 충고가 될테고 같은 말이라도 오늘처럼 듣기 싫을때 들으면 짜증나는 잔소리밖에 더 되겠는가? 조회 : 170 작성 : 2008년 03월 21일 11:4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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