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레이, 페더러에 윔블던 설욕… 영국 104년 만에 남자 단식 金
런던=최형철기자 hcchoi@hk.co.kr
영국의 앤디 머레이가 5일(현지시간) 올 잉글랜드 론 테니스 클럽에서 열린 테니스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스위스의 로저 페더러를 꺾은 뒤 환호하고 있다. 런던=AP=연합뉴스
'영국의 희망' 앤디 머레이(25ㆍ세계랭킹 4위)가 2012 런던올림픽 테니스 남자단식 챔피언에 올랐다. 영국선수가 올림픽 테니스 남자단식 금메달을 따낸 것은 1908년 역시 런던 대회에서 조쉬아 리치 이후 104년 만이다. 테니스는 1928년 대회부터 1984년까지는 올림픽 정식 종목에서 빠져 있었다.
머레이는 5일(한국시간) 영국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로저 페더러(31ㆍ스위스ㆍ랭킹1위)를 세트스코어 3-0(6-2 6-1 6-4)으로 완파하고 올림픽 챔피언에 등극했다.
승부처는 1세트 여섯 번째 게임이었다. 게임스코어 3-2에서 머레이가 페더러의 서비스게임을 따내면서 승기를 잡은 것. 머레이는 이후 1만5,000석 경기장을 가득 메운 홈 팬들의 응원을 등에 업고 내리 2게임을 더 보태 세트를 가져갔다. 머레이는 2세트에서도 게임스코어 4-0으로 멀찍이 달아나 페더러의 추격의지를 완전히 꺾었다.
불과 한 달전 윔블던테니스 남자단식 우승컵을 페더러에게 내준 머레이는 이로써 깨끗이 설욕전을 펼친 셈이다. 페더러 입장에선 가장 가슴 아픈 패배를 안았다. 남자 테니스의 모든 기록을 자신의 이름으로 다시 새기고 있는 페더러가 유일하게 손에 넣지 못한 것이 올림픽 단식 금메달이다. 페더러는 따라서 이번 올림픽 우승으로 4대 메이저대회와 올림픽 챔피언에 모두 오르는 '커리어 골든 슬램'을 달성하려고 했다. 그러나 머레이에게 덜미를 잡혀 테니스 인생의 화룡점정을 찍지 못했다. 다음 올림픽은 4년 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다. 전문가들은 페더러의 나이가 34세에 이르러 물리적으로 금메달 재도전은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편 전날 열린 여자단식에선 서리나 윌리엄스(31ㆍ미국ㆍ랭킹4위)가 마리아 샤라포바(25ㆍ러시아ㆍ랭킹3위)를 63분만에 세트스코어 2-0(6-1 6-2)으로 완파하고 '커리어 골든슬램'에 마침표를 찍었다. 독일의 슈테피 그라프에 이은 두 번째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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