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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곤킨의 자연을 벗 삼아 -
알곤킨(Algonquin) 온타리오주립공원으로 2박3일의 낚시캠핑을 다녀왔습니다.
자연을 벗 삼아 풍찬노숙(風餐露宿)하는 일탈(逸脫)은
불편을 감수해가며 낭만을 만끽할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이따금씩 어슬렁어슬렁 출몰한다는 곰 이야기에 간담이 서늘키도 했지만
걱정은 한낱 기우에 불과했습니다.
연로하신 어머님의 건강과 용기가 소중한 추억을 만드는 축복이었으며,
우정은 함께 지낸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오른 느낌표였습니다.
원주민언어로 ‘대평원’을 의미하는 알곤킨은
7,725Km2의 면적만으로도 계절 따라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해준답니다.
그 넓고 너른 공원에 동서를 관통하는 유일한 횡단도로가 달랑 있을 뿐이지만 마치 거미줄처럼
이어진 강과 호수를 따라 카누, 하이킹, 낚시를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는 레포츠천국이었습니다.
어디에 마음 가는 곳이 한두 군데여야 할 텐데
사방어디를 둘러봐도 빼어난 풍광에 감탄사가 절로 나오고,
쭉쭉 뻗어 오른 키가 큰 나무들은 뭉게구름 피어나는 하늘을 장난삼아 콕 찌를 것만 같았습니다.
하늘이 열리기 시작하려는지 새벽잠을 깨우는 참새들의 지저귐에 귓전이 간지럽고,
바람꽃 피어오르던 호수는 하늘을 품고 가슴까지 물들입니다.
낚싯배를 띄우고 하늘위에 앉아서 입질을 눈여기는데 나루터의 모래톱에는 뙤약볕이 쨍쨍합니다.
낚싯대를 드리우면 눈뜨고 그냥 낚이는 게 물고긴 줄 알아도 월척은 무던한 인내를 요구합디다.
무지개송어를 회(膾)친 솜씨는 볼품없어도 한입에 씹히는 맛은 두말하면 잔소리일 것입니다.
어쌔고비쌔어지기 쉬운 입맛이 매운탕을 깊은 맛으로 즐긴답시고 넉넉히 사용한 캅사이신덕분에
얼큰해진 코를 거푸거푸 훌쩍거렸는지 어쨌는지 그랬습니다.
꿈이 천릿길이면 인생은 하루와 다름이 아니라지요.
굽이굽이 흐르는 강줄기 따라 카약을 저어가는 젊음은 힘든 기색조차 뵈지 않거니와
산뜻한 솔향기 맡으며 전나무숲속을 달리는 자전거 타는 재미도 여간 아니었습니다.
땅거미가 내리기시작하자 성긴 연기와 함께 희나리불꽃이 여기저기서 피어오릅니다.
호수위에 춤추듯이 나부낀 달빛과 별빛 쏟아지는 밤하늘의 서정(抒情)을
담아낼 수 있으면 좋으련마는 아롱진 상념은 아름거리기만 합니다.
귀를 쫑긋 기울이면 고개를 끄덕여가며 누군가 이야기를 들려줄 것도 같습니다.
오죽잖아 속수무책이었으랴 만 모기의 끈질긴 공격은 역시나 명불허전입니다.
옛날효자는 부모님께서 주무실 방에 미리 들어가
모기와 벼룩에게 실컷 물리는 효도(蚤蚊之孝)를 했다 합니다.
그런 저간의 형편과 상관은 없지만 달리생각하면
자신의 생존을 위해 귀찮게 굴던 모기가 가상(嘉尙)케도 여겨집니다.
거미줄로 방귀 동이듯 들리지만
자신의 피로써 모기와 벼룩의 배를 채워 부모님의 피를 빨지 못하게 하기 위함이었다하니
행여나 마음에도 없는 핀잔일랑은 삼가야겠습니다.
대자연의 기운을 듬뿍 얻은 오늘. 새로운 하루가 축복이고 행복입니다.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저기 저기 저 가을꽃 자리/
초록이 지쳐 단풍드는데/ 눈이 내리면 어이하리야/ 봄이 또 오면 어이하리야/
내가 죽고서 네가 산다면/ 네가 죽고서 내가 산다면/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푸르른 날 - 서정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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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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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 22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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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 2009년 09월 28일 05:25:3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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