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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삐다리의 월례대회 comeback記 |
tenip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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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에 참가한 클럽 월례대회
반짝이는 5월 햇살아래 잘 정리된 깔끔한 코트
변함없이 껄껄 반갑게 맞아주는 오랜 친구들..
10여년전의 범생이 공무원 아저씨, 이제 머리가
제법 희끗한 회장님돼서 의젓한 개회식 인사..
개회식 끝나고 설레는 맘으로 난타 잠깐 해보니
어이쿠! 녹슨 몸과 맘에 적응 안되는 클레이 코트
공은 와 이리 무겁고 발은 와 이리 안떨어지노
이젠 게임이다!
우리조는 총 4팀- 팀당 예선 3경기- 2팀이 준결 진출!
화툿장 뒤집어 뽑은 파트너는 키큰 미남 아찌
1. 첫 경기
초반 3:0까지 잘 나가다 연속 자뻑 포핸드 에러에
어설픈 로빙 띄우다 스매싱 얻어 맞아 3:6 역피박
- 1패
2. 둘째 경기
5:4에 40:30 우리의 매치 포인트. 울 파트너의 서브에 상대의
리턴이 네트에 철컥! 아! 1승! 그 순간 상대편에서 “렛트” 어필!
웬 렛트? 강력 부인하였으나 결국 분위기는 살벌해지고..
할수없이 가장 가까이서 경기 보고 있던 분의 판단에 따라
파트너의 따가운 눈초리를 등에 업고 과감히 렛트 수용!
하지만 결과는 5:5 타이브렉 - 울 파트너는 이미 뚜껑 열려
집중력 상실로 자포자기 - 결국 5:6 역전패!
속으로는 공정한 판단을 했다고 자위했지만 “이적행위”로
모는 파트너의 따가운 시선에 영 맘이 편치 않고..
- 2패
3. 점심시간
울 파트너는 “오늘 경기 이미 끝났다”며 울분, 비아냥, 자조가
뒤섞인 채 계속되는 렛트 상황 복기 - 마지막 경기는 고의로
져줄거라며 가시 돋친 독설! (실제로 자타칭 에이스가 경기
내용에 불만 - 아무데고 막쳐서 0:6으로 져주는 거 본적도
있음.) 뭘 어떻게 먹었는지도 모르게 점심시간은 흘러갔고...
4. 파트너 설득
다 이긴 경기를 놓쳐서 서운한 맘은 이해하지만 그 상황에서는
최선의 판단이었다. 그리고 설사 타이브렉을 갔어도 평소처럼만
했더라면 충분히 이길 수도 있었는데.. 감정관리의 실패가 결국
패인. 이미 2패이긴 하지만 아직도 결과는 몰라. 끝까지 가봐야
하니까 마지막 경기는 최선을 다하자잉? 하지만.. 밥먹고 코트로
돌아온 후에도 울 파트너는 계속 그때 렛트를 받아주지 말았어야
하는건데 라는 말만 반복...
5. 확률낮은 예상
우리조 중 한 팀이 이미 2승. 예선 3전승 기미가 보였다.
그렇다면... 확률은 낮지만, 나머지 3팀이 똑같이 1승 2패가
될 경우가 생길 수 있고 이 경우 득실로 2위를 가리게 되므로
마지막 게임을 최선을 다해서 게임차를 벌려 이길 경우 우리가
2위를 하지 말라는 법도 없네? 하지만 파트너는 계속 확률 없는
소리라며 비아냥거리기만..
6. 예상이 현실로
결국 한팀이 3승으로 예선 1위 확정. 우리가 마지막 게임을
이기면 3팀이 1승 2패 동율 상황. 그제서야 울 파트너 아찌
상황을 이해했는지 열심히 경우의 수와 득실 계산에 몰입..
7. 세 번째 경기(예선 마지막)
앞선 두경기의 패배를 거울삼아 좀더 과감한 포핸드공격에
이은 네트 점령 상대 로브 집중 스매싱 공략으로 6:3 승리!
- 1승 2패
8. 거짓말같은 준결승 진출
3팀이 1승2패 동률. 득실차 확인 결과 우리팀이 준결 진출!
2패로 예탈확율 99%이던 팀이 구사일생으로 살아나 2위로
준결승 진출 성공!
9. 최종 결과
우리클럽 규정에 따라 준결부터 다른 조 진출자들과 파트너
교체. 새로운 파트너와 최선을 다했으나 노련한 상대에게
밀려 준결 패배. 그래도 3년만에 돌아온 첫 대회에서 결과는
3위 입상에 상품까지! 개인으로 치면 종합전적 1승 3패를 하고도
결과는 3위! 챙피하지도 않냐며 놀리면서도 뿌듯한 내 상품
앞에서는 모두 꼬리 내리고 부러! 부러! ㅎㅎ.. 이런 경우가??
그럼 예선때의 울 파트너 아찌는??
ㅎㅎ..
결국 결승까지 가서 우승! 이번 월례대회의 챔피언을 먹었지요!
꽤 값나가는 우승 상품을 받아들고 우쭐대는 미남 아찌!
만약 끝까지 마인드 컨트롤을 못하고 예선 세 번째 경기를
결국 망쳤더라면?? 챔피언은 커녕 예선 3전 전패로 예탈에
기분은 잡치고.. 껄쩍찌근함이 한달은 갔을걸?.. ㅋㅋ..
울 파트너 아찌! 혹 이거 볼려나? 테니스 오늘만 하고 관둘거
아니잖아? 이번게임 져도 담 겜있고 오늘 져도 내일 있고..
이번 달 지나면 다음달도 또 있고.. 나 처럼 3년을 기다린
사람도 있는데..
모든 걸 상식선에서 인정할 건 인정하고 조금만 맘을 비우면
오히려 몸도 맘도 가벼워져서 경기도 더 잘 풀리고 좋은데..
누구나 승리에 대한 갈망은 끝이 없는 걸 잘 알고는 있지만
왜 그리도 욕심이 앞서서 오히려 스스로 모든 걸 그르치고
망치려고 하는지...
0:5 0:40 매치 포인트로 극한 상황에 몰리고 있어도 끝까지
맘만 흐트려지지 않으면 뒤집을 수도 있는 게 경기인데 우리는
너무나 쉽게 파트너 탓만 하며 스스로 자포자기 하지는 않는지...
어려운 상황에서도 파트너와 서로 격려하며 끝까지 분투해서
역전승을 일구어 내었을 때의 그 기쁨이란..
맘과 그립과 스텝은 가볍게
파트너를 바라보는 눈길은 다정하게
경기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진정한 테니스의 즐거움은 바로 여기서 비롯되지 않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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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 118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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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 2008년 05월 15일 16:57: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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