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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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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옛날
화이트칼라가 각광받던 시절도 있었다.
그 가운데서도 증권맨이랑 은행원은
부러움의 대상이기도 했다.
샐러리맨의 대명사로 일컬어지는 화이트칼라...
어느 순간부터
샐러리맨이 월급쟁이로 전락하고
온갖 생활고의 피해자가 되었다.
갖가지 세금으로 등골 빠지는
연약한 존재...
이런저런 제도와 규제에
이리저리 휩쓸려 다니는 힘없는 희생양들...
누가 그랬던가,
하꼬방 구멍가게라도 사장이 낫다고...
어제밤 10시에 집으로 다급한 전화가 왔다.
내일 7시까지 출근해 달라고...
주위의 시끄러운 잡음이 들리고
멀리 사장님 목소리가 들린다.
횡설수설 떠드는 온갖 소리들이 뒤엉켜 고막을 찌른다.
뭐야 이거....술 마시며 전화하는거잖아...
그룹의 회장님께 내일 아침 일찍 보고할 내용인데
자료가 없다나 어쨌다나...
혀꼬부라진 소리로 뭐라 한참을 떠들었고
난 겨우 알아들을 수 있었다.
어이없긴 하지만 어쩌겠나...
급한 마음에 부하직원에게 전화를 했다.
내일아침 7시까지....
직원이 잠시 망설이더니 "아침에 애 학교 데려다 줘야하는데..." 한다.
아차싶다.
그래, 아들이 며칠전 다리를 다쳤다고했지...
보고할 자료가 어디있는지,
어떻게하면 볼 수 있는지 컴퓨터 자료실 방을 물어물어 메모해두고
오지 않는 잠을 억지로 청했다....
걱정스런 마음에
서둘러 출근하고보니
6시 50분....
자료를 부탁했던 직원이 늑달같이 달려들더니
이것저것 챙긴다.
서울에선 연신 전화가 빗발친다.
자료 봐가며 전화기 붙들고 한참을 씨름했다.
잠시 후
저쪽에서 오케이 싸인이 떨어졌다.
휴우~~
한 시름 놓으니 긴장이 풀린다.
멍해진다...
이 꼭두새벽에
꼭 이래야 되나.....
경영지원팀장이 다가와 한마디한다.
어제 화 많이났죠?
회장님이 갑자기 지시하셔서....
서울에서도 노래방에 있다가 지시를 받는 바람에 그렇게 됐다고....
회장님은
잠도 없으시나?
아무때고 찾으면 찾는대로
뚝딱하고 나오나?????
작년가을,
모그룹에 편입되고부터 줄곧
새벽별보고 출근하는 일이 잦다.
7시부터 회의가 시작이니
최소한 6시부터는 움직여야한다.
그러니 한동안은 별보고, 때론 달보고 출근해야한다.
다행히도 얼마전부턴 1주일에 한번으로 줄어들어
쾌재를 부르고 있던참인데...
아, 슬프도다...그이름 월급쟁이.
한땐,
최고의 신랑감으로
최고의 멋쟁이로 선망의 대상이기도 했었는데....
이젠,
술집에서도 가장 괄시받는
천덕꾸러기.
시시각각 변하는
사장님 변덕에 맞추느라 생고생하고
개성강하고 똑똑한 부하직원 눈치보느라 맘고생하고...
그저 늘어가는건 한숨과 주름 뿐...
하지만,
이시간, 내가 한탄하고 있는 바로 이시간에
나름의 생을 준비하는 또다른 월급쟁이들도 있음을 안다.
한숨대신 입술을 깨물고
컴 대신 영어와 일어에 매달려 씨름하며
술자리 대신 학원으로 학교로
시간을 쪼개며 살아가고있는 그런 사람들도 있는 것이다.
나이트 게임을 즐기며
희희락락 하는 그런 시간에
동서대 운동장을 가득메운 자동차들....
그 주인들은 지금 책과 시간과 씨름하고 있는 것이다.
왜일까?
왜 그렇게 힘들게 살고 있을까?
그렇게 나를 힘들게 하고나면
혹? 강남의 타워팰리스에 살 수 있는걸까?
양평에 전원주택 한채는 가질 수 있을까?
아...
적금캠페인 목표까진,
아직 20좌나 모자라는데....
이번 달은
보험 밀리지 말고 넣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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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 16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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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 2008년 04월 01일 08:57: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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