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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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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이 왕족도 아니고
따라서 내가 왕도 아닌데
우리집에 공주가 한놈있다.
어려서부터
제 손으로 뭘 하는걸 싫어해서
허리 한번 숙이면 될일을
옆방에서 공부하고있는 동생을 불러
이거 집어달라 저거 달라....
제 어미아비에게
물 떠다 달라는건 예사고
욕실에서 소리 빽빽 질러대며 수건 갖다달라는 건 더욱 흔한일이다.
그래도 지가 여식인데
웬만하면 깔끔떨만도하건만
방안엔 온통 너즈븐하게 널려있는 옷가지들로 늘 어지럽다.
그리곤 그 뒷치닥꺼리는 언제나
동생이 떠 맡는다.
착하다는 이유로....
가끔은
잔소리까지도 심하다.
출근준비할때 보게되면
넥타이가 그게 뭐냐, 색깔조화가 안 맞는다고 성화고
어쩌다 외출이라도 같이 할라치면
옷 고르고 입는데만도 한시간은 족히걸린다.
바지를 먼저 입으면 남방이나 티 맞춰입느라 고생이고
윗도리를 먼저 고르면
바지 맞추느라 고생이고....
이거입어라 저거입어라 성화가 장난이 아니다.
덕분에 요즘은
주위사람들로부터 '옷이 그게 뭐냐'는 핀잔은 안듣는다.
그 잘난 딸내미 덕분에...
그래도 다행인것은
대학생이 되고난 후론
예전같으면 아무리 배가 고파도 차려줄때까지 쫄쫄 굶고있던 놈이
가끔은 밥도 차려먹는다.
물론, 제 남자친구랑 같이 있을때만이긴하지만...
어렵게어렵게나마 대학엘 들어가서
이제 한숨 돌리나 했는데
어찌된게 요즘 더 힘든거 같다.
매주 월요일엔
위클리인가 뭔가가있고 레슨이 있어서
레슨방 잡기가 하늘에 별따기인 상황탓에
새벽에 학교엘간다.
6시만 넘으면 레슨방이 없고
시험기간중엔 아예 학교에서 자는 친구도 있다고한다.
이런탓에
우리집 딸내미도 4시에 일어나
한시간 동안 옷입고 머리만지고 준비해서 5시에 집을 나선다.
물론, 지 아빠의 무료봉사 운전을 등에 업고....
그 덕에 난 여지없이 새벽별보며 하루를 시작하게되고.
그, 잘난 딸이
가끔 립써비스를한다.
엄마아빠 고생한거 다 갚아준다,
100평짜리 집 사줄테니 기다려달라....
그 말에 지 어미가 대꾸한다.
"아이고 야야...너무커서 싫다. 청소는 어떻게 하라고..."
"뭔 걱정이유~~ 100평짜리 집 사주면서 그럼 집만 사주겠나?
청소하는 도우미도 딸려보내지...."
어쩌다 한번씩은
이런 딸내미의 애교에
이마 주름살이 펴지는 행운을 잡기도 한다.
이 맛에 사는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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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 2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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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 2008년 04월 29일 14:33: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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