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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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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불가사의는...
김모 경기이사의 오전 컨디션이다.
본인 스스로
12시 전에는 죽었다깨어나도 못치겠단다.
어디서 누구랑 붙어도
오전엔 헤맨다고 정평이 나있다.
지난주 진구대회에서도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백도와의 첫 경기.
나름, 오더빨로라도 승리하겠다는 염원을 담아
머리를 굴릴대로 굴려
213의 전략으로 출전...
상대의 오더를 확인하곤 경기이사가 확신에 찬 한마디를 한다.
"됐어!!!"
거의 2:0 승리가 확실하다는 얘기를 덧붙인다.
1번조가 예상대로 가볍게 승리.
2번조가 대장조인 우린 승리한거나 다름없이 여유를 부렸다.
다른팀 경기하는거 구경도하고
아는 사람들과 담소도 나누고...
근데,
분위기가 영~ 이상하게 돌아간다.
막내가 자주 씩씩거리고 둘사이에 냉랭한 기운이 감돈다.
역시나...
아침이라는 변수가 예외없이 또 도지는가보다.
발은 안 떨어지고
막내 볼을 자꾸 건드려서 에러를하고
스트록은 길고
대는 공마다 아웃이다.
파트너인 막내가 참다 못해 하는 말.
"형~~제발...쫌..."
뒤에 생략된 말은 필시
내공은 제발 건드리지 말아 주세요~~일거다.
보는 관중들은 가슴졸이는데
정작 본인은 태연하다. 아니 태연한 척하는 것이겠지...
'역시 오전엔 안돼'
하며 자책도 한다. 쓴 웃음 지으며...
누가 아니래,
그 분은 주책도 없이 달라 붙어가지고는....A...
얼마전,
부산시연합회장기 대회에선 펄펄 날았던 사람인데,
그것도 금배조에서.
지금의 모습을 보고 누가 그때의 그 선수라고 믿겠나?
며칠을 날밤 새고
병상에 누워있다가 이제 막 일어나 처음 라켓잡은 사람처럼
저리 해매고 있으니
누가 부산시 금배라 하겠나?
하긴,
본인이야 오죽하겠는가?
그래도 안타까운건
본인 스스로 그 올가미에 걸려서 안 나올려고한다는 것이다.
너무나 쉽게 인정해버린다.
난 원래 그래...하면서.
원래 그런사람이 어디 있나?
자꾸 벗어날려고하다보면 극복될 법도한데
내가보기엔 극복할려는 의지가 없는것 같다.
결국,
패배... 우리 생각엔 이변이다.
전력상으론 한 수 위라서 당연히 이기는건데...
다음 상대는 불나비클럽.
백도와의 경기결과를 물어보고는
불나비 선수들이 한마디씩했다.
"00이 오전에 헤매는거야 어제오늘 얘기가 아닌데 뭐..."
마치 당연하다는 투다.
허걱....
이러면 안되는데,
적군이 벌써 우리의 전력을 훤히 꿰뚫고 있는게 아닌가!
나름의 대책이라곤
어떡해서든 시간을 질질 끌어서 12시를 넘기는 수 밖에...
경기가 시소게임을 거듭하는 가운데 11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박빙의 게임이 재미는 있지만
우리에겐 승리가 절박하다.
시계를 보니 11시30분....
할 수 없이 특단의 수단을 썼다.
00아!!!
12시다!!!
됐다 이제....니 맘대로 해라!!!
주위에서 이상한 눈으로 나와 우리편 응원군을 바라본다.
하지만 개의치 않는다.
아니, 반응을 보일 수 가 없다.
우리 선수에게 거짓말이라는게 발각되면 안되니까.
헌데,
정말 이상한 일이다.
그때부터 우리의호프 경기이사가 날기 시작한다.
마치 언제그랬냐는듯,
기지개를 펴고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온 것이다.
스트록도 정확하고
발리도 스매싱도 로브도....
참으로 희한한일이다.
12시라는 말에
몸의 모든 근육들이 저절로 자리를 잡은걸까?
승리...
상대가 좀 당황한듯한 인상인데
뭐 거기에 신경 쓸일이아니다
우리가 이겼다는게 중요하다.
그것도 오전 경기에서 우리의 경기이사가 이겼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경기를 마치고 나온 00이가
아직 12시가 안됐다는 사실을 알고는 묘한 표정을 짓는다.
좀 어이없어 하면서....
12시를 기준으로
반응이 180도 달라지는 00의 몸은
과연 어떤 구조로 되어있을까?
참으로 신기하기 짝이없다
그 일로해서 우린,
귀중한 사실을 덤으로 얻었다.
12시 이전에는 안된다는...
오전엔 영 안된다는 00의 징크스는
맘 먹기에 달렸다는 사실.
이제,
오전 시합에서도 펄펄나는 경기이사를 쉽게 볼 수 있을 것 같아
무척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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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 16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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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 2008년 04월 16일 11:07: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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