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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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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제,
김해에서 개최되는 가야배에 참가하여
고배를 마시고
현실의 두터운 벽을 새삼 확인할 기회가 있었다.
늘 그렇듯이
우승의 영광을 상상하고
세레모니를 고민하며 장도에 올랐으나
코트를 찾지못해 이리저리 해맨 값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고
얄궂은 삑사리 공에 허무하게 무너져 쓸쓸히 돌아섰다.
박빙의 시소게임중에 나오는 삑사리....
32강에서 대구의 고수를 만나
나름, 선전하였는데
4:4 노애드 상황에서 무려 열 두서너번의 긴장된 랠리 가운데 터진
삑사리 아리랑 볼...
코트 밖으로 날라가야할 볼이 바람을 타고 그대로 하강.
라인위에 얄밉게 안착했다....
이런 ㅈ ㄱ ㄹ....
4:5 상황에서 이번엔 또
상대가 친공이 당연히 나가리라 생각되어 돌아서는 순간에
그놈의 바람땜에 또 라인에 뚝....
그것도 매치포인트에서 또 하나.
왜 이런행운이 우리한테는 없는 걸까?
지금도 다소 위안이 되는건
실력이 아닌 운이 없어 졌다는 나름의 얄팍한 자존심...
아쉬운 마음에 자리를 뜨지 못하고
16강 경기를 잠시 구경했다.
대구팀의 상대는 울산팀.
근데, 응원이 장난이 아니다.
무려 열댓명은 족히 됨직한 아줌마 아저씨들로 코트가 에워싸여졌다.
"우승할려고 왔다" 고 공공연히 내뱉는 말이
쬐끔은 얄밉게 들리기도 했다.
득점 할 때마다 터지는 함성과 응원.
마치 장날 도떼기 시장 같다.
어찌보면 그 광경이 열렬하여 흥미도 있겠으나
테니스란게 워낙 주위환경과 소리에 민감한 운동이라
다소 눈살을 찌푸릴 상황이기도 했다.
다행이 상대팀인 대구선수들이 그냥 조용히 게임을하고있어
염려하는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게임결과는 대구팀 승리.
허탈해하는 울산팀 응원석에 조용히 다가가 한마디 했다.
"시합할땐 조용히 격려의 박수 정도만 하면됩니다.
그렇게 심하게 응원하시면 도에 지나친게 되지요..."
사실,
벤치코치도 못하게 되어있는게 테니스인데
상대의 기를 꺾을만한 요란한 응원이야 말할 나위가 있겠는가?
응원군단중의 한 마주머니가 한마디 톡쐈다.
"상대팀이 잘했을땐 우리도 박수 쳐줬어요!!!"
응원하는게 뭐가 어때요!!!
누가 뭐라하나요?
허...참...
한마디 더하면 싸움나겠다 싶어 돌아섰다.
돌아서는데 여전히 뒤통수가 간지러웠다.
뭐라고 끊임없이 궁시렁궁시렁...
시합에 져서 기분도 나쁠상황임을 감안하여 대꾸없이 코트를 벗어났다....
2.
한 달쯤 전인가?
울산의 태화강변 삼산코트에서 장년부시합 예선을 하고 있었다.
첫게임을 어영부영 지고난 후라
이번엔 꼭 이겨야하는 절박한 상황.
그런데 상대가 영~ 한수 아래다.
그나마 바람 때문에 나가다 들어오는거나
우리가 친볼이 바람타고 나가는 경우에 겨우 득점을하는
조금은 맥빠진 경기...
내 파트너는 한껏 여유를 부려가며 재주를 부리고...
경기가 느슨하여 별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던차에
상대의 로브가 올라왔고
우린 한참이나 나갈것같은 그 공에 아예 반응할 생각도 안한채
돌아서고 있었다.
그 순간
우리뒤의 응원석에서 "아웃" 하는 외마디 소리가 들렸다.
아차싶어 순간적으로 뒤를 돌아봤고
상대의 볼은 분명히 라인을 벗어나 떨어져 바운드되고 있었다.
상대선수가 아웃이 맞냐고 확인요청이 있었고
우린 아웃이라고 말하고 볼마크를 확인해주었다.
이내 상대는 인정하고....
내 파트너가 우리 뒤에있던 상대팀 응원석에 한마디했다.
"그 상황에선 인이라해도 인정 안돼요"
날카로운 음성이 되돌아왔다.
"아웃이라서 아웃했는데 워가 인정이 안돼요. 기가막혀..."
가만히 있을 파트너가 아니다.
"글쎄, 인정 안돼요...조용히 하세요"
괜한 말을 해 가지고 분위기가 영 험악해지고 이상했다.
아웃이라고 했으니 우리에게 불리하게 한것도 아닌데
그냥 넘어가면 될것을...
관중석에선 계속 투덜대는 소리가 들려왔고
가끔은 정확치는 않지만 욕도 들리는듯했다.
신경이 쓰여서 게임이 제대로 되질않았다.
코트체인지때 물 마시며
응원석의 그 아주머니에게 이해하시라고 한마디했다.
"선수들끼리 알아서 한다는 얘기니까 오해하지 마세요.
다른뜻이 있어서 그런건 아닙니다...
그리구 이왕이면 아군한테 유리하게 인이라 하셔야지
불리하게 콜을 하시면 되나요?..
하하하..."
"아니, 뭐가 잘못이에요? 아웃을 아웃이라한건데.
참 이상한 사람들이네...내참 기가막혀.."
"아니, 그게 아니고...쩝.."
딱히 할말이 생각나질 않았다...
내 딴엔,
이상하고 서먹한 분위기를 어찌 좀 바꿔볼 요량으로 한마디한건데
하고나니 이상했다.
뭐라고 설명해야하나...
내 파트너는 분명
뒤의 아주머니가 '인'이라 콜한걸로 아는듯한데
난, 그냥 오해하지마시고 기분풀라고 한 얘기일 뿐인데....
애고,
그냥 가만히 있을껄....
찜찜한 기분.
정말 엿같다....
3.
한 십여년은 족히 됨직한 오래전에
직원의 퇴직금문제로 골머리를 싸맨적이 있었다.
딱히, 회사편도 직원편도 들 수 없는 묘한 입장에서
대놓고 변호사를 찾기도 좀 애매한 상황에
법률구조공단을 찾을 기회가 있었다.
자주 들락거렸던 변호사사무실과 사뭇 다른 분위기였고
그래도 관청이라그런지 제법 위엄도 있어 보였으며
괜히 위축되는 자신을 느꼈다.
법률관계를 물어보러 온것이라
담당자를 찾아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고
이것저것 묻고 대답하는 예의 민원상황이 전개됐다.
그런 가운데 느끼는건 여전히 고압적인 자세란거다.
다정다감하게 성심껏 답하는게 아니라
그저 형식적이고 상투적인 대답인 것이다.
가끔씩 뭐 이런사람이 다있나? 할 정도로.
그래도 어쩌겠나?
물으러 온 건 나인데...
자세도 가다듬고,
어투를 좀더 상냥하게하고
입가에 미소를 잔뜩 띄었다.
나름, 이쁘게(?) 보일려고...
바로 이어지는 공단직원의 한마디.
"왜 히죽히죽 비웃나요?
내 말이 그렇게 웃깁니까?.."
헉,
이건 뭔 소리...
잘보일려고, 상냥하게 보일려고 웃은것 뿐인데...
하긴,
뭐 눈엔 뭐 밖에 안보인다했으니
삐딱한 생각으로,
귀찮게 여기며 상담을하고있는 직원눈에
민원인의 웃음이 웃음으로 보일리가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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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 19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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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 2008년 04월 21일 18:19: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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