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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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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는 곳에
첫 발을 디딘지가 어언 15년이 되었으니
이젠,
스스로는 부산사람이라고 생각하나
아직도 뉴페이스와의 자리에서 말이라도 한마디 섞을라치면
여지없이 들려오는 한마디가 있다.
여기 분이 아니신가 보죠?
참으로 신기하기 짝이 없다.
그걸 어찌 알았을까?
말 한마디 하는걸 보고 금새 알아차리는
나름의 비결이 뭘까?
세월이 흐르면서 차츰 무뎌진 것 하나가 나에게도 있다.
억센 아지매들의 대화.
첨엔, 큰소리 날때마다 베란다 창문을 빼꼼히 열고
싸움구경한다고 했는데...
물론 그때마다 허탕을 쳤지만.
몇번을 거듭하면서
원래 억양이 세단걸 알게되었고
이젠 별 대수롭지 않게 지나치게되었다.
간혹,
안사람 친구나 이웃을 같이 만나서 수다떨때
단골메뉴로 등장하는게 애들공부얘기인데
그중 웃지 못할일 하나가
받아쓰기 시험인거 같다.
아무리 연습을 시켜도 안된다고 성화다.
당연한 얘기 아닌가?
시험문제를 내는 선생님의 발음이 이상한데
그걸 알아듣는게 신통방통하지....
예전에 한창 신용대출 많이할때
인감증명서에 용도를 적도록 한 적이 있는데
보증인하고 실랑이 하는게 다반사였다.
그놈의 "으" 발음이 문제인 것이다.
"연대보증용" 이라고 적으세요...라고 말하면
십중팔구는 "연대보정용" 이라고 적는다.
그때부터 씨름이 시작된다.
아니, 보정용이 아니고 보증용이요...하면
글쎄 보증용이요....하며 맞다고 되받는다.
이러기를 서너차례.
답답한 마음에 적어서 보여준다...."보증용"
그러면 이내 손님은
아!!! 보정용...
말은 보정용..하면서 글은 보증용이라고 쓴다.
내원 참....
어쩌다 공정증서를 작성할 때도 매 한가지다.
공증용이 안되어서 계속 공정용을 반복하고
결국은 "공증용"이라고 써서 보여주어야 결론이 난다.
그러면 영낙없이 한마디한다.
아하~~ 공정용!!!!
신기하다.
그게 왜 안될까?
부산오기전 어렴풋이 들은 얘기론
"쌀" 이 발음이 안되어 "살" 한다고는 알고 있었는데
"으" 발음이 안된다는건 새로 안 사실이다.
방금 전,
점심을 먹은 식당이 제법 이름이 난 추어탕집인데
식당벽면에 사진과 함께 거창하게 영양분을 소개하는 글귀가 있다.
'동의보감에 의하면.....(중략) 달여 먹어면....'
웃지 않을 수가 없었고
원래 맛있는 집인데
오늘따라 더 정겹고 맛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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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 77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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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 2008년 04월 07일 14:32: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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