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조... 바우 지점내 번호표 뽑는 기계가 설치된 요즘은 좀 보기 쉽지않은 풍경이지만 옛날엔 은행창구에 줄서는게 흔한일이었다. 길게 늘어선 줄 사이에 끼여 창구직원이 혹, 게으름 피는게 아닌지? 옆사람보다 늦는건 아닌지? 이리저리 이생각저생각하면서 차례를 기다리는 곤욕이란.... 반대로, 은행 안에서 근무하는 우리같은 경우엔 줄서있는 고객의 따가운 시선을 고스란히 받는게 일쑤다. 조금이라도 늦을라치면 바로 호통이 날아오고 어쩌다 순서가 바뀌기라도 하면 그날은 거의 제삿날이다. 기다림에 지쳐 쌓였던 울분을 쏟아내고 직원은 그 독박을 쓰는거다. 요즘도, CD기에 가면 줄서있는 광경을 쉽게 본다. 이런 곳에선 왜 그리 머피의 법칙이 잘도 들어 맞는지... 대기 손님이 적은 줄을 찾아 슬쩍 뒤에서면 그 손님은 가방에서 카드 찾는데까지 한 5분, 기계에 카드넣고 번호 누르는데 석삼년... 옆에있던 손님들은 2명씩 교체되고 내 뒤의 손님은 슬쩍 옆줄로 이동, 그 사람이 끝나도 내앞 손님은 아직도 오리무중... 할 수 없이 옆줄로 이동, 그러자 마자 바로 그 손님 거래 끝내고 가방을 주섬주섬... 아....가만히, 진득하니... 기다리고 있을껄... 한 7~8년전 쯤일까? 토요휴무가 아닐땐, 토요일 오후의 코트는 그야말로 전쟁터였다. 기를쓰고 퇴근과 동시에 달려서 (어쩌다 차를 안가져간 날은 택시타고 전철타고 다시 택시타고...) 코트에 도착하면 5시쯤... 헐레벌떡 코트에 들어서며 눈치를 살피고 언제쯤 코트를 밟아볼 수 있을까하고 계산해 본다. 의자에 앉아서 차례를 기다리는 고수들이 대여섯멍. 바로 다음차례인양 스윙연습하는 사람이 서너명 줄잡아 3번째쯤....운 좋으면 2번째쯤? 어쩌다 평소 좋게봐준(아주 특별하게...) 사람이라도 있으면 자기순서를 양보하고 대신 들어가라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근무 마치고 오후에 코트에 나온 사람들이라 어떻게하면 한게임이라도 더 할까를 궁리하는 상황이기에 그런 천운을 기대하는건 애초부터 무리인 것이다. 그때 자연스럽게 생겨난 하나의 룰이 토요일은 가급적 남자회원들 위주의 게임으로 운영하고 여성분들은 양보하는것. 또하나는 내기를 걸어서 귀중한 시간을 차지하는 행운을 얻은만큼 돈으로 해결하도록 유도하는것... 그때를 생각해보면 지금은 거의 천국이다. 오히려 일찍나와서 지칠때까지 할 수 있는데도 나름의 체력안배나 자외선피해를 생각하여 느즈막히 등장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물론, 항상 4시이후라야 입장이 가능한 몇몇 형님들이 계시긴하지만.... 그래도, 그놈의 대기나 게임순번은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고있다. 앞의 게임 스코아가 4점을 넘어서면 벌써 서서히 계산에 들어간다. 남아있는 인원을 두루 살펴보고 순서대로 들어가면 몇번째인지를 계산하고 그럴경우 시합조 4명은.... 재미있는 게임이 될런지, 아님, 게임이 안되는 사람이라도 끼어있어 싱거운 게임이 돌런지, 고수랑 한게임해야 실력이 늘텐데... 오만 생각을 해가며 슬슬 시합파트너를 조합하기에 이른다. 이런상황이면 성격이 드러난다. 적극적이고 당돌한 성격이면 A씨, B씨, C씨 게임합시다.... 하고 선수를 친다. 좀 내성적이거나 소극적인 사람이면 그렇게 찍혀서 나가고 남은 사람들하고 게임하고... 우리클럽엔 여성회원도 있고 부부회원도 있기에 혼복경기가 자주 있게된다. 여성대 남성의 성대결도 열리고 부부조끼리의 자존심대결도 열리고 부부가 서로 뒤바뀐 이상한 관계의 대결도 심심치않게 열려서 그 재미를 더해준다. 물론, 가끔은 한게임을 하더라도 더 빡쎄게해서 땀도 빼고 실력도 올릴 욕심에 고수들과의 게임을 선호하는 경우가 있기는 하다. 대기조를 둘러보고 눈치로 대충 계산을 해서 들어갈려면 더 적극적인 의사표시를 한다. 코트옆에서 스윙연습을하고 스트레칭을하여 다음순서에 게임들어가겠다...하는것을 은근히 주지시킨다. 좀더 애교를 떤다면, 슬쩍 라인기를 들고 별로 지워지지도 않은 라인을 새로 긋는다. 그쯤되면 대기조 순번에서 자연스레 앞번호를 차지하게된다. 물론 순순한 마음에 지워진 라인을 긋는 경우가 훨씬 더 많지만... 더구나 우리클럽은 인생의 산전수전을 다 겪은 그야말로 백전노장이 대부분이므로 순서 가지고 서운해지는 경우는 없는것 같다. 오히려 왜들 그리 양보가 많은지... 특히, 형수님들은 무슨 죄인이라도 되는양 게임에 들어가는걸 미안해하신다. 그럴필요 없는데... 사람이라도 많은 일요일같은 경우엔 기다리다 언제 게임하게 될런지도 모를일인데... 괜히 같이 게임하면 재미 없을까봐 지레 짐작으로 그러시는것 같다 그러다보니 자꾸만 뒷전으로 밀려서 두세번 양보한후에 B코트에가서 한게임씩... 그러나 요즘 내가 느낀건 오히려 형수님들하고 게임하는게 행운이라는거다. 전국대회같은 밖의 시합에 나가보면 멋진 위닝샷 스트록으로 득점하는 경우는 거의 드물고 수십번의 발리싸움 끝에 간신히 득점하는 상황이 허다하니 연습이 자연스럽게 되는 것이다. 요즘 우리 형수님들과 게임해보면 정말 한방에 끝나는 경우가 드물다. 그런상황을 자주 접하다보니 형수님들하고의 지루한 랠리가 오히려 연습이되는것이다. 그러니 다음부턴 형수님들 저좀 잡아주이소???? 즐테의 넉넉한 마음을 가지면 상대가 누가됐건, 파트너가 누구건간에 게임자채가 마냥 즐거울 따름이다. 고수들속에 끼이게 되면 한수 가르침을 받아서 좋고 자칭 하수라는 분들과 어울려 게임하면 나름의 연습을 할 수 있어 좋고 어쩌다 꽃속의 나비(?)가 되는 행운이라도 얻으면 하이파이브때의 보드라운 촉감이 좋아서 좋고 (실은, 위에서 말했듯 에러줄이는 연습이 저절로 되어서 좋다) 이러니, 머리아프게 뭐하러 눈치 봐가며 게임순서 계산하겠는가? 아우들의 공손한 양보와 선배님들의 너그러운 베품으로 코트는 언제나 웃음꽃이 만발한데 그이상 뭘 더 바라겠는가? 조회 : 219 작성 : 2008년 04월 22일 18: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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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백홧팅		화려한글솜씨 !! 생각바꿔 테니스보다 작가로 나서는게 훨 낫지않을까. ㅎㅎ	04-24 21:4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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