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창원에서 개최된 제2회 린나이컵 테니스대회에 참가해
고배를 마시고
다시금 우승의 어려움을 실감하고 왔다.
말로야
그냥 하루 놀러간다고,
재미있게 한두게임하고 올거라고하지만
실제로 지고 돌아오면서
기분좋게 오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무려 240여팀이 참가한 관계로
아무리 테니스 환경이 좋은 창원이라해도
일반부, 혼복까지 하루에 치러야하는 경기라서
창원시내 곳곳의 여러구장에 분산되는것은 당연할터,
난 교육단지내에 위치한 올림픽코트에서 예선과 본선2회전까지 치렀다.
막상,
시합도 하기전에 주눅이 들어버렸다.
몸푸는 선수들의 실력이 정말로 대단했다.
서브는 대부분 스핀서브였고
백핸드 드라이브는 기본에다가 간혹 프로선수나하는 그런 스트록도 보였다.
스매싱도 다들 공에 무슨 원한이라도 있는양
볼이 쪼개져라고 쳐대고있었다.
옛날 같으면
힘있게는 치더라도 컨트롤이 안돼서
오히려 빵빵치는 사람이 게임하기 쉬웠는데
요즘은 그 둘을 다 겸비하고있기에 쉬운상대가 없는 상황이다.
파트너는 내심 걱정이 앞서는 모양이다.
엘보란 못된놈이 고개를 기웃기웃하고 있는 상황이라
몇주간 라켓을 안잡았다가 오늘 시합에 왔는데
영 기분이 찜찜하다고했다.
그런데다가 선수들의 강력한 스트록을 보니
그냥 설렁설렁해선 안될 상황인듯 보인것일게다.
아무튼,
우리 예선박스에 구미팀, 울산팀이 배정됐다.
3팀이 모두 외인구단이다.
시합장에서 느끼고 누구나가 공감하는 얘기중에
멀리서 오는사람은 우선 경계대상이다.
그냥 한두게임 즐길려고 먼길을 오지는 않을 것이고
뭔가 욕심을 내고있다는 얘기이다.
실제로 우승, 준우승, 4강팀들은 대부분 외지인이다.
그런 상황이니 내심 걱정이된다.
더구나 울산팀은 이미 실력좋기로 소문이 난 팀.
모든 대회에 빠짐없이 참가하고있고
매 대회에 최소한 8강이상의 성적을 거두고있으며
지난번 막내가 울산에서 우승할때 결승에서 맞붙은 그 팀이다.
무조건 구미는 잡아야한다는 강박관념이 어깨를 누른다.
근데,
다른팀들도 눈동냥으로 확인을해보니
거의 대부분 외지인이다.
안동, 삼천포, 밀양, 대구, 포항, 통영, 부산....
정작 개최지인 창원은 전체18팀중 겨우 4팀만 보인다.
완전히 외인구단 집합인셈이다.
그러니 저마다 한가닥씩하는 내노라는 선수들일것이 아닌가?
구미팀과의 첫 경기.
산전수전 다 겪은 것처럼보이는
너무나 노련한 팀이다.
다소 긴장한 탓인지 첫 두게임은 잃었고
이내 평정심을 되찾아 반격.
2:2, 3:3, 4:4
팽팽한 접전이 계속된다.
긴장을 너무한 탓일까?
상대가 너무도 쉬워보이는 스매싱찬스볼을 멀리 날려버린다.
일순간 균형이 깨졌고
곧바로 우리가 2득점해서 6:4로 신승.
상대선수가 그 스매싱이 한이된다고 푸념을 늘어놓았고
운이 좋았노라고 받아주었다.
상대의 속이 부글부글 끓는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예선 두번째경기가 다소 뜨거운 햇살과 눈부심속에 진행됐다.
언제어디서나 넓은창 모자를 써서 눈에 띠는 울산팀은
그날따라 여성분들이 주로하는 마스크까지 착용하고 나왔다.
그 모습을 보니 좀 우습기도하고
햇볕이 무서우면 테니스를 하지말지...하는 생각도 들고.
울산팀은 강타의 소유자로 정평이 나있었고
예의 그 강력한 스매싱과 투핸드백핸드가 간혹 작렬했다.
그러나 테니스가 어디 강타만으로 되는건가.
우리의 노련한 경기운영에 강타의 기회가 점점 줄어들었고
오히려 우리쪽의 스매싱이 점점 빛을 발휘했다.
간간이 리턴에이스도 곁들여서...
기분좋게 승리했다.
옆의 코트에선 젊은친구들의 스트록대결이 볼만했다.
정말이지 대학선수나 프로선수들 경기하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있었다.
어휴~ 저런 팀하고 경기하지 않은게 천만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그들중 한팀은 떨어져야하는 냉정한 승부의 세계.
우리박스에선 구미팀이 떨어졌고
다른박스에선 삼천포팀, 울산팀등 잘치는 팀들이 속속 가방을쌌다.
나중에 우리랑 만나면 부정선수로 걸어야지하고 꼽아보고있던
포인트를 갖고있던 창원팀도 더 고수를 만나 집으로 갔다.
본선 2회전에서 안동팀을 만났다.
연세가 지긋해보이는 노장팀.
그런데 이상하게 내공이 상당해보였다.
연습 스트록을하며 이곳저곳을 찔러봤는데 영 뚫리지가 않는다.
발리도 스매싱도 갈끔하다.
만만찮은 시합이 되겠다고 내심 생각하고있는데
문제가 갑자기생겼다.
파트너가 팔이 너무 아파서 못치겠다고하는것이다.
오늘 아침에 창원으로 오면서도 잠시얘기하면서
오늘은 견딜 수 있다고했는데
아까 워낙 강타대결을 하다보니 그 한계가 빨리오는 모양이다.
백 스트록을 쳐보고는 아프다고 비명을 질러댔다.
그러면서도 미안한지 신경쓰지 말고 하잖다.
신경이 안쓰일리가 없지않은가?
게임이 시작되고보니 상황은 더 심했다.
백은 겨우 받아 올리는 정도로 밖에 못쳤고
상대는 얼씨구나하고 스매싱.
몇번 실점을하고나니 내가 해결해야되겠다싶었고
그러니 자연히 힘이들어간다.
스트록에러가 몇개 나오고
설상가상으로 불규칙바운드가 몇개 보태져서
하염없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상황이 연출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