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고사성어가 테니스계에서도 여지없이 적용된다.
더구나 우승을 할때는 신기하게도 딱 들어맞는 말이다.
어제,
아침 7시 40분에 집을 나서서
창원시립코트에 도착, 출전신고를 하고 코트배정받고
전기...어쩌구하는 곳에서 예선과 본선4회전을 치르고
다시 창원시립코트로 와서 나머지 16강부터 결승까지...
결승을 마치고 나니 밤9시.
우승의 문턱을 넘는데 가장 큰 적은 다름아닌 체력이다.
조금만 부실하면, 조금만 관리를 소홀히하면
8강쯤 부턴 여지없이 쥐란 놈이 고개를 들었다 숙였다한다.
반면에 내겐 8강에서 아주 잠깐 쥐가 오르는 듯하다가
가라 앉은후 이후 내내 잠잠했다.
이 얼마나 다행인가?
정말로 내겐 운이 7할, 아니 9할은 되는 듯 싶은 하루였다.
예선이 3팀 1박스인데 한팀이 출전을 포기하는 바람에
예선을 1게임만하고 본선에 올랐다.
그것도 거의 게임이 되질않는 팀을 만나서 힘 한번 안쓰고.
그리곤 1회전도 bye...
3회전에선 최대의 맘고생을 했다.
상대팀이 부산의 내노라는 고수인데 부정출전이었다.
입이 떨어지질않아 맘고생을 엄청했는데
그래도 그냥은 넘어갈 수가 없어서 조회를 요청했고
그들은 기권을 했다.
물론, 순순히 순응하지는 않았지만....
(본인은 순응했으나 파트너가 너무 아쉬웠는지 영~ 받아들이질 못했다)
본선4회전이 최대의 고비였다.
항상 우승권에 있는 권**선수.
역시나 엄청난 실력의 고수였는데
내 파트너와의 환상호흡으로 고비를 넘겼다.
바짝 긴장하고 친 탓에 초반에 점수를 많이 얻어서 5:2로 리드,
그 후로 약간 느슨해졌는지 곧바로 추격당해 결국은 타이까지 갔고
다시 타이에서 7:2로 승리.
전기..코트에서 1팀이 살아남아 시립코트로 이동하는데
그 1팀이 우리가 됐다.
강력한 우승후보조를 꺾어서 너무 기분 좋았고
우리경기를 지켜본 진행요원인 지도자선생님의
우승할 것 같다는 기분좋은 "예언"을 뒤로하고 시립에 합류했다.
본선 5회전을 위해 달려간 곳에선
아직도 예선이 진행중이었고
그때부터 무려 4시간을 기다렸다.
물론 이시간동안 충분히 쉴 수있어서 우리에겐 더없이 좋았지만.
이어진 16강은 우리해냄클럽팀과의 숙명의 대결.
서로를 잘아는 터라 내심 긴장도되고
상당한 부담도 되었으나
동생들이 형이라고 양보하는 바람에
조금은 쉽게 6:2로 신승했고
8강, 4강을 넘어섰다.
다음게임 대기하면서 다른선수들의 시합을 구경하는데
왜들 그리 잘치는지...
거의 선수급이다.
저런사람들이 무슨 신인부라고....
주위의 집행부 지도자들도 고개를 설레설레 흔든다.
근데,
막상 시합에서 붙어서는 우리가 이겼으니
이게 무슨 조화인지?
게임은 상대적이라 했던가?
상대가 좋은 볼을 주었으니 화려한 기술로 응수할 수 있었던게 아닐까?
우린 그들에게 그렇게 쉬운공을 주지 않을려고 애썼고,
우리 의도대로 게임이 잘 풀렸던것같다.
내 파트너가 강한 스핀스트록을 해주면
내가 들어가면서 발리로 탁 잘라먹고,
또 반대로 내가 상대의 발밑에 공을 담가주면
내 파트너가 앞에서 똑 잘라먹고.
2박자, 3박자가 나름 잘 맞았고
체력소모가 별로 없었던게 아주 큰 행운이었다.
결승까지 총 10게임을 해야하는 상황에서
우린,
bye 덕분에 무려 3게임을 안하고 7게임으로 마무리했으니...
그 3게임이 어디인가?
더구나, 하드코트는 체력소모가 더욱 심하니 이 어찌 행운이 아닌가?
6팀, 총12명이 이번대회에 참가한 해냄클럽의 선수들 또한
든든한 응원군으로 자리잡고 힘을 북돋아주니
기운이 저절로 나는 듯 했다.
8강, 4강, 결승을 모두 많은 점수차로 앞서가다가
한게임 두게임 주면서
따라잡힐 듯 아슬아슬하게 좁혀지는 상황에서
다시금 정신을 차리게 한것이 다름아닌 응원이었다.
동생들의 열렬한 응원이 우승의 주역이 아닌가 생각된다.
끝나고나자 여기저기서 들리는 소리가
목이 쉬었네, 너무 용을 썼더니 허리가 아프네...한다.
마치 자기가 시합을 하는양 힘이 써지더라는 이쁜 동생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