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자리가 없어 밖에서 잠시 머뭇거리다가
직원의 안내로 안으로 들어섰는데
손님의 대부분이 젊은 학생들로 차있어 놀랬다.
음식값이 장난이 아닌데...
사실,
우리 내영이도 한사코 거절하는걸 지현이 핑계대고 억지로 끌고 온것이다.
그놈의 돈이 문제인 것이다.
뭐하러 그렇게 비싼델 가냐고....
이것저것 맛나게 먹었는데
먹다보니 정량을 일찌감치 초과했고
본전 생각에 계속 꾸역꾸역...
계산서 보니 10만원이 넘었다. 헉!
내영이가 기겁을 한다.
35% DC있다고 큰소릴 쳤지만 비싸긴 비싸다.
오늘 아침에
직원에게 빌렸던 카드를 돌려주며 고맙다고 인사를 거네는 중에
옆의 다른 직원이 끼어들어 말을 섞는다.
뭔일인데요? 어디 갔는데요?
응...뭐...VIPS..
카드를 빌려준 직원이 한마디 거든다.
"어제가 결혼 20주년이었디야~~~"
옆의 직원이 고개를 갸웃하며 되받는다.
"흐미...꼴랑 VIPS엘....??
최소 티파니 정도는 가야죠?"
티파니? 그게 뭔데?...
예?
그 직원이 좀 어이없다는 표정이다.
그것도 모르냐는듯한 어조로
"아, 왜 그 해운대에 크루즈선...배위의 부페 있잖아요"
그런것도 있냐고...
말꼬리를 말아 입속에 도로 집어넣으면서
슬~쩍 자리로 돌아와 앉았다.
저 만치서 아까 그직원이 한마디 덧붙인다.
"이번주 예약했는데...1인당 7만7천원 이라네요..."
헉!
부페가...한끼 식사에 1인당 7만7천원?????
아직 애가 너댓살 밖에 안된 젊은 놈이
그런 고급식당을 아무 꺼리낌없이 드나들다니...
놀라운 일이다.
근데, 난 그런게 있는지 조차 몰랐으니....
이걸 내영이 한테 얘기하면 뭐라할까?
어제 우리 네식구 식사비가 7만원이 채 안되는데,
그걸 가지고도 펄쩍뛰고 안간다고 버티는걸 갖은 아양떨고 꼬드겨서
겨우겨우 갔다왔는데
한사람 식사비가 우리식구 몽땅 먹은거 보다 더 비싸다니?
슬며시
인터넷 검색창에 '티파니'를 쳐본다.
해운대바닷가에 있는 '티파니21 크루즈' 가 나온다.
배위의 부페식당.
소개되는 사진이 무척 화려하고 멋지다.
이런데서 이렇게 멋진데서 밥을 먹으니 맛이 없을리 없을테고
주위풍경 또한 멋지니 너무 운치가있고
그러니 돈이 아깝겠나?
유유상종이라했던가,
부자들 끼리만 어울려 노는,
아니, 맛난 음식 음미하며 먹어대는 그들만의 향연속에
낸들 끼지 못할 법 있겠냐마는
이놈의 생각을, 사고를 바꾸기 전에는...
한끼 식사에 무슨 7만원씩이나....
하는 이런 생각을 고치기 전에는
아마도,
그들만의 향연은 계속되지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