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샷마다,
한번 칠 때마다,
특히, 에러를하여 실점할 땐 여지없이 특유의 복기가 시작된다.
라켓을 조금 높이 들고
특유의 중얼거림과 함께
라켓줄을 만지작 거리신다.
마치, 삐뚤어지거나 흐트러진 줄을 바로 잡는듯한 포즈로...
"햐아~~그게 나가나?...힘을 좀 줬더니..."
"아이!!! 짧나?... 살짝 힘을 빼서 쳤는데...너무 뺐나?..."
"아웃이가? ...바람을 태워서 보냈는데..."
매 순간순간
샷이 끝나기가 무섭게
제자리에 우뚝 서 약간은 삐딱하게 짝다리를 하고서는
라켓을 들고 줄을 만지며
그 특유의 복기를 하시는 것이다.
어느 순간부터인지 정확히 알 수 는 없지만
이젠 자연의 힘까지 이용하신다.
바람이 불면 부는대로 그 바람을 이용해 로브를 하시고
바람으로 인해 상대가 에러를 하면 단박에
"야!!! 바람을 타야지~~~" 하시며 약을 올린다.
본인의 바람 태우는 기술을 자랑이라도 하시는양...
어쩌다 볼이 네트에 쳐박히거나 하면
몸이 덜풀렸거나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간 탓이고
라인을 벗어나면
재서 잘 쳤는데...측량이 잘못된것이다.
처음 몇번은 같이 파트너해서 게임하면서 당황한적이 여러번있다.
뭐라고 말씀을 하시는게
나보고 그러시는 줄 알고 쳐다보거나 대답을 하고보면
혼자서 자신에게 하는 말씀이다.
가끔은,
"짜식아!!!
그걸 그렇게 치고 있냐!!!"
고 호통을 칠 때도 있다.
놀래서 돌아보면 역시나 자신에게 야단을 치시는거다.
요즘은 많이 익숙해져서 별로 신경이 쓰이질 않지만
처음엔 좀 생소하고 어색하기도했다.
어찌보면 자학하는것처럼 보이기도 해서.
가만히 분석해 보면
나름은 자기체면인 듯 싶다.
프로 선수들도 시합도중에 중얼중얼 대는걸 볼 수 있다.
특히 에러를 할때면
똑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려고 자기주문을 하는 것이다.
또한 가끔씩은 형님처럼 욕도 하면서...
실은,
나도 게임도중에 주문을 많이한다.
내가 주로하는 주문은 "볼 보고.." 이다.
랠리중에 실수하는 것은 대부분 볼은 안보고
오로지 상대편 코스만 보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다음 샷을 위해 볼을 보자고 스스로 다짐을 하는 것이다.
특히,
서비스 리턴땐 꼭 주문을 왼다.
"볼 보고...힘빼고..."
"볼 보고...가볍게..."
"볼 보고...앞에서 가볍게..."
이것이 내가 주로 외는 주문이다.
근데,
난 형님처럼 티가 나거나
큰소리로 하는게 아니라서
아마도 눈치를 챈 사람은 아무도 없을 듯 싶다.
이젠,
에러하고 난후의 투덜대는 자기주문이 아닌
위닝샷 멋지게 날리고 난 후의
"앗싸!!! 그래!!!!" ...하는 탄성과 함성을 듣고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