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집주인 형님도
몇년간을 해온 게 몸에 배서
비가 그친 일요일엔 남몰래 코트를 한번 둘러본다.
누가 시킨다고 그 짓(?)을 하겠나???
휴일 스케줄중에
제일 짜증나는게 오후 3~4시경의 결혼식이다.
이럴땐 무지무지 고민된다.
얼굴만 삐죽 내밀어 눈도장 찍고 바로 턴하여 올까?
그럴려면 운동복도 미리 챙겨야하고
주차도 최대한 빠져나오기 유리하게 멀리 바깥에 대야하고...
그러면서 이렇게 투덜거린다.
"차라리 두세시간 앞이나 뒤로 할것이지...
그렇게 하면 누가 잡아 먹기라도 하나????"
식구들과 모처럼 나들이를 갔다가도
오후 세시나 네시쯤되면 나도모르게 몸이 반응하기 시작한다.
빨리 가야하는데,
가는 길이 막히면 안되는데,
최대한 빨리 갈려면....음....나름 코스를 생각하고 있을라치면
옆에서 눈치 9단인 집사람이 한마디한다.
"왜?...공치러 가고싶어서???"
" 아니...뭐...꼭 그렇다기 보담은...뭐..."
서비스가 흡족했거나
나름, 즐거운 일이 있거나
기분이라도 좋으면
내 맘을 헤아려 귀가를 서두르게 되지만
그게 아닐땐 영락없이 잔소리가 파도처럼 밀려온다.
그렇게 밤낮으로 치면서
오늘같은 날 잠시도 같이 못있어주냐,....는 둥....
하긴 누가 뭐랬나?
그냥 몸이 저절로 그렇게 반응하는걸..
나보고 어쩌라고...
출근하자마자 컴을 켜고
제일 먼저 하는일이 부산오픈 홈페이지를 방문하여
간밤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왔다갔나,
누가 글을 올려놨나를 검색한다.
하루의 시작이
2년째 똑같다.
혹, 나말고 누군가 글을 올려놓았으면 괜히 기분 좋고
내가 올린 글의 조회수가 많으면 또한 기분이 좋고
간혹, 댓글이 달려있을때면 더욱 기쁘다.
같이 공감한다는게,
같이 숨쉬며 같은 공간에서 같은 생각을 한다는게
이렇게 기분 좋은건지 예전엔 미처 몰랐으니....
금백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다른 공간에서 금백얘기를 들을 때면
그 기쁨은 두배 세배로 부풀어 오른다.
요즘 금백 좋은가봐요...
잘 나가요...
분위기 쥑이데요...
기분 좋은 말들이다.
최근엔,
에세이에 관한 얘기를 심심치 않게 듣는다.
누군 우연히 보게되어
호기심에 한 두개 볼려다가 아예 밤을 새워버렸다나????
또 누군,
너무 공감하는 글이라고, 어쩜 그렇게 자기와 똑 같냐고...
금백 뿐 만이 아니라
여기저기 모르는 사람들 까지도
에세이를 읽는 독자가 생겨났다.
조회수를 보면 틀림없이 그런것 같다.
은근히 기분 좋다.
한편으론 책임감도 생기고...
요즘은,
글 올린거 조회수도 확인하지만
누구누구가 방문했나도 본다.
(이걸 확인할 수 있다는걸 최근에야 알게됐다...ㅎㅎ)
그러면서 약간은 실망감도 느꼈다.
기회 있을때마다
망고강산 형님이 그렇게 부르짖었는데
아직도 영 호응이 신통찮다.
몇몇분들은 아예 컴과 안 친할 뿐더러 할줄 모르시는 분들도 계신것 같고...
그렇게 따져보면
어쩌면 우리홈피 방문고객의 상당수는
그야말로 손님이라는 얘기다.
어쨌거나
우리 식구이건 손님이건간에
글을 읽고 사진을 보며
많이 웃고 즐거울 수만 있다면야
더이상 바랄게 뭐 있겠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