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조직이나,
어느 그룹이나 살림꾼이 한사람씩은 있어
윤활류 역할도하고
산소같은 존재로 인식되기도 한다.
산소,... 그렇다.
있을땐 그 존재를 모르고 느끼지 못하지만
없으면 곧바로 죽음에 이르는 정말로 귀한 보배같은 존재...
우리 금백에도
있는 듯 없는 듯
들고 나는 티는 안나는데
언제 어디서나 항상 그 자리에 있어
온갖 살림살이를 다하는 일꾼이 있다.
동글동글한 후덕한 얼굴에
늘 미소가 넘치는 종규형.
한번도 화내는 걸 본적이 없고
온갖일들이 다 귀찮고 힘든일인데도
한번도 짜증을 내거나
힘들다고 투정 부리는 일 없이 그저 묵묵히 할일하는
토종 경상도 사내.
코트에 도착하는 순서를 봐도 일등이요
코트를 나서는 것도 꼴찌이니
회원들 오기전에 부러쉬하고 물뿌리고 라인긋고
마치고 가는 길엔
여기저기 둘러보며 뭐 빠뜨린거 없나 점검하고
청소하고, 문단속하고...
코트 올때도
회원들 먹을 일용할 양식 챙기고
요즘같은 여름철엔 물도 양손에 가득 챙겨들고
가만 있어도 땀이 흐르는 판에
그 무거운 짐들로 낑낑대며 땀으로 목욕을 하니...
운동도 하기전에 기진맥진하는
불쌍한 형님...
집이라도 가까이 있으면 좋으련만
북동쪽 끝자락인 구서동이니
오고가는 길만해도 장난이 아닌데
어떻게 그렇게 매번 일등으로 오는지...
혹,
비라도 오는 휴일이면
아마도 애간장이 타다못해 숯껌정이 될 터.
다행스럽게도
주위에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보니 급할때 가끔은 도움을 받긴한다.
금백홧팅 형님 같으신분은
먼길 오고가는 불편함이라도 덜어줄려고 코트사정 알아보고 알려주고
또 가끔은 둘도없는 친구인 쌀집주인께서 대신 코트사정 알아보고 연락주고..
자기도 멀고 먼 하단인데...
무슨 행사라도 있을때면 그야말로
몸이 한 두서너개는 되어야 할 판.
각기 파트별로 찢어져 경기하는 진구대회 같은땐
은배 챙기느라, 동배 챙기느라
음식 준비하랴, 회원들 연락해주랴...
형이라고 개인사정이 없을리 만무한데
여지껏 무슨일에 사정이 있어서 빠진걸 본적이 없으니
도데체,
가족은 있는건지?
개인생활은 어찌하는건지?
혹시...
코트 옆에 차 세워놓고
거기서 먹고자고...하는거 아녀????
그런데 참으로 다행인 것은
우리 회원님들 그 누구도
종규형을 미워한다거나 싫어하는 사람이 없다는거.
하긴,
좋아하고 사랑하기도 빠듯한 시간인데
언제 미워하고 싫어할 틈이 있겠나...
소띠 친구들은 마치 자기들 일인양 한몸이 되어 일해주고
한참 형인 금백홧팅형님이나 낙락장수형님이나
막테형님이나 그 누구를 막론하고
형이건 동생들이건 하나같이 좋아하고 제일하듯 도와주니
그것도 형님의 타고난 복인 듯 싶다.
그 후덕한 얼굴,
만면에 가득한 미소가 아마도 복을 부르는 듯...
이제 이,삼일후면 또
통통하게 살찐, 약간 나이든 해리포터같은 형의 곱슬머리와
다리에 온통 보호대를 칭칭두른
사랑하는 형의 모습을 보게된다.
형의 많은 일들중에
어느 것 하나쯤은 뺏어서 해야 할텐데...
그래야 어깨가 조금이나마 가벼워 질텐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