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136㎜, 세로68㎜
퇴계 이황선생을 모시고있고
명륜당과 계상정거도가 자리하고 있는 곳.
바로 1,000원짜리 지폐이다.
택시기사분들이 만원짜리와 구분이 안간다고 제일 싫어하고
계상정거도가 위작이니 아니니하며 떠들썩하고
그 그림또한 처음엔 다른이름으로 알려졌다가
어느 네티즌이 항의하는 바람에 계상정거도로 수정됐다는 후문이 있는...
별로 그렇게 쌈빡하지 않고
뭔가 찜찜한 느낌의 지폐...
천원짜리 한장으로는
버스를 탈 수도 없다.
전철을 탈 수도 없고
물론 택시는 더 말할 것도 없고...
불과 한,두달 전까지만해도
배고픔을 달래고 가볍게 요기가 되는 김밥 한줄은 살 수 있었는데
이젠 그마저도 안되고
예전같으면 아이스크림 몇개는 골라서 먹는 재미를 누릴 수 있었는데
지금은 아예 한개도 제대로 먹을 수가 없다.
애들한테 세뱃돈으로 주더라도
싸늘한 눈치를 말로 되받아야하고
만원에 밀리고
카드에 밀려
이젠 제대로 설자리조차 없는 불쌍한 처지로 전락하고 말았다.
하지만,
냉정히 생각해 보자.
과연 정말로 천원으로 할 것이 없나?
1,000원 한장으로
동두천시의 소요산에 입장할 수 있고
탑골공원내 식당에서 맛있는 국수를 한그릇 먹을 수 있고
올 10월에 개관되는 천안박물관의 입장료를 해결할 수 있다.
LPG 가스를 1리터 사서 8~10여 킬로미터를 갈 수 있으며
차에어컨을 1시간동안 틀어서 시원하게 달릴 수 있고
요즘 한창 뜨고있는 전기자전거를 1달간 사용할 수 있으며
몇십만원하는 멋진 휴대폰을 거뜬히 살 수 있다.
(몰론 2년사용 약정이라든가 하는 몇가지 옵션이 있긴하지만...)
어느 구청에서 실시하는 청소년 교복 나눔장터에선
교복한벌을 살 수 있고
절약이 몸에 밴 셀러리맨이
아침, 점심, 저녁식사후 자판기에서 커피를 한잔씩 뽑아
아늑한 여유를 누릴수도 있다.
물론 그 돈의 열배가 넘는 돈을 지불하며 맛을 음미하는 사람들도 있긴하지만.
1,000원은
얼마만큼의 가치와 위력을 지니고 있을까?
이 지구상에는
하루에 1,000원도 안되는 돈으로 사는 사람들이 10억명이나 된다고 한다.
단돈 천원이면 그 10억명에서 제외가 되는 것이다.
북한에선 옥수수를 3㎏ 살 수 있으며
그 옥수수로 1사람이 한달은 산다는데...
로또복권을 사서 1주일간 부푼꿈을 꿀 수 있고
고유가시대와 맞물려 새삼 부각되고있는 "1,000원숍" 에서
갖가지 재미있고 유용한 물건들을 고를 수 있으며
그 곳에서 때론 뜻하지 않은 횡재를 할 수도 있다.
1,000원의 가치를 극단적으로 느낄 수 있는 사건이 있다.
위에서 말한 1000원숍을 운영하여 대박을 터트린 박정부사장의 얘기다.
세계각국을 돌며 물건들을 수집하여
국내는 물론 일본등지에 수출하여 작년에 650억원의 매출을 올린것.
올해의 매출목표는 770억원이라나 뭐라나...
또하나의 감동이 있다.
다름아닌 『사랑의 리퀘스트』...
10년전에 시작한
전화 한통화 할때마다 1000원씩 자동으로 기부되는 대국민 모금운동인데
어느새 10년이 되었다.
그 사이
1,000원씩 모아진 돈이 459억원,
여기에 보태진 개인, 단체의 후원금이 146억원
합계 605억원이 이 운동으로 모아졌고
지난 10년동안 무려 4만5천명에게 그 혜택이 돌아갔다고 한다.
정말로 대단한 일이지않은가?
우리가 그토록 하찮게 여긴 1,000원짜리가
이렇게 어마어마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