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같이
햇볕이 무서워 낮엔 엄두도 못내고
기껏해야
그 기세등등하던 뙤약볕이 다소 수그러드는 4~5시쯤 돼야
슬슬~ 가방둘러메고 코트를 찾는 한여름엔
어디를 가나 햇볕과의 전쟁을 하느라 난리다.
코트에 들어서자마자 하는 일이
대부분은 얼굴, 팔, 다리에 선크림 바르는 일이다.
그 모습들 또한 가지각색인데...
거울 봐가며 요기조기 콕콕 찍어 바르는
애교넘치는 아가씨, 아지매를 비롯하여
아예 손바닥에 무슨 로션 짜듯이 짜갖고는
얼굴에 그대로 벅벅 문지르는 중년 아저씨들까지...
대부분은 경험을 했으리라 생각되는데
선크림 바른후
흐르는 땀이 선크림과 뒤석여 범벅이되면
그 때부턴 눈이 따가와 죽는다...
요령이 있는 사람같으면
처음부터 아예 눈 밑으로만 발라서
눈이 따가운 상황을 연출하지 않을 테지만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이지 못하는 우리같은 남정네들은
눈이나 이마를 피해 이쁘게 화장하질 못하니
매번, 공을 칠때마다 따가운 눈을 부여잡고 뒹굴고
때론, 눈물을 흘려 못된 크림 씻어 내느라 쌩쑈를 하게된다.
그렇게 고생할때마다
다음부턴 잘발라야지....눈위, 이마엔 절대로 안발라야지 하고
다짐을 하지만
코트에 나서면 또 언제 그랬냐는 듯이 똑같은 상황이 반복된다.
까마귀 고기를 먹었는지...
어떨땐 얼굴이 온통 허연상황을 보게되기도 한다.
또 어떤 사람은 발랐는지 안 발랐는지 표시가 나는둥 마는둥...
뭐가 좋은지,
어떤게 좋은지 알 수는 없지만
어쨌건 안바르는 것보단 바르는게 나은것 같다.
심리적으로도...
실은,
난 얼굴(콧잔등, 양볼) 일부와 목에만 바른다.
어줍잖게 알러지가 있어서...
특히, 팔엔 발랐다하면 바로 표시가 난다.
열나고, 데고, 나중엔 물집까지....
그래서 한여름이라도
햇볕이 시들하면 모를까 대체로 긴소매 옷을 입는다.
몇번 시합가서 짧은소매옷 입은후 뻘겋게 타서
내영이한테 무지 혼난뒤론 말이다....ㅎㅎ
요즘은 차도르로 휘감은 아랍인 마냥
자외선 차단용 마스크를 쓰고 경기하는 모습을 종종 보게된다.
선크림으로는 불안한 것인지
답답해 보이는 마스크까지 쓰니...
햇볕이 무섭긴 무서운 갑다.
최근엔 남자들도 쓴다.
하긴, 여자만 얼굴이 타는 건 아니니까...
그러나 당사자는 어떨지 모르지만
보는 이는 꽤 답답해보이는게 사실이다.
숨이 막히는 것 같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