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에세이..
 |
아...
또 도덕이다.
전혀 예상치 못한 도덕의 수난...
기말고사 준비한다고 애쓰는 딸내미가
운동하고 늦게 집에 들어서는 내가
손에 든 옷가방을 내려놓기도 전에
기다렸다는 듯이 대들며 문제집을 내민다.
땀을 많이 흘린뒤라
우선 샤워부터 하고싶었으나
애처롭게 간절히 원하는 딸내미 눈을 피할 수가 없어
할 수 없이 같이하자고 책상에 앉았다.
"사람이면 다 사람이냐, 사람다워야 사람이지"
여기서 뜻이 다른 사람하나는 뭐냐는 문제다.
그야 첫번째 사람이지...했다.
그렇지? 하며 딸내미가 반색을 한다.
뭐야?..그럼...그게 아니란 말이야?
그렇단다.
딸내미 생각엔 첫번째인거 같은데
답은 두번째란다.
다시한번 생각해 봤다.
그렇지만...아무리 생각해 봐도 두번째는 아닌거 같은데...
결국,
내일 선생님한테 물어보라고했다.
아빠 생각엔 첫번째인거 같은데 아니라면 답이 틀린거 같다고 덧붙여서...
뭔가 찜찜하다.
아, 난 왜이리 도덕에 약하지????
예전에도 그랬듯이
이번에도 이 문제를 직원에게 한번 물어봤다.
그 직원도 내 생각과 같다.
답이 두번째라 하니까 아니라고 우긴다.
자기 말이 맞다고...
다음날,
그 직원이 내게와서는 뭔가 게면쩍다는 투로 말을 건넨다.
"어제 그 도덕문제...두번째가 맞답니다.
우리 애가 그러는데 그거 교과서에 나온다네요"
헉!!! 그럼 우리 딸내미는 교과서도 안보고 공부를 한단 말인가?
오늘 아침에 문득 생각이나서
딸내미를 불러 세웠다.
"야, 그 도덕문제말야. 교과서에 나온다는데 넌 교과서도 안 봤어?
우선은 교과서부터 먼저 공부해야지..."
약간의 질책성 발언이란걸 눈치 챘는지
시무룩해진다.
"교과서엔 그냥 그 말만 나와. 문제처럼 해석은 없단말이야"
"그럼 선생님은 뭐라하셔?"
"우리 선생님은 두번째라고 하시고..."
하며 말끝을 흐린다.
"그리고?...뭐?"
"성주네 선생님은 첫번째라고 하신대..."
쩝.
이게 뭐야.
같은 도덕선생님끼리 답이 틀리다니...
답답하다.
다른 문제도 아니고
도덕문제 하나 가지고 이렇게 헤매다니...
나 원참...
답답한 마음에 네이버 친구에게 물었다. 방금전에.
대부분 사람들이 첫번째라고 답하는 것 같다.
그것도 명쾌한 건 없고 그냥 두리뭉실하게...
아, 어쩌지?
그렇잖아도 도덕성없는 여자(?)라고
내심 의기소침해 있는 딸내미가
이 일로 혹시 충격이라도 받으면 어쩌나?
참으로,
도덕이 기가막히다...
|
|
조회 : 236 |
|
작성 : 2008년 07월 01일 10:10:18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