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
하면서 떨어지지 않는 말문을 억지로 여는 듯한
슬픈입이 열립니다.
" 우리 남편이..."
말을 잇지 못하고 울먹이고 맙니다.
그냥 기다려줍니다.
무슨 슬픈 사연이 있길래...
죄송하다고 죄송하다고 거듭거듭 조아리며 겨우겨우 말을 이어갑니다.
우리 때문에 형부네가 대신 뒤집어쓴 빚을 갚고 있는데...
이런저런 정보를 수집해서 알아보니
꽤 오래전 사업의 실패로 빚더미에 올라 낙심해있다가
2005년부턴 다시 재기하고자 애를 쓰고있고
그때부터 매월 30만원씩 갚고있다고...
확인해보니 그해 5월부터 지금까지
한달도 빼놓지않고 꼬박꼬박 입금을했습니다.
무슨무슨은행은 너무하더라하면서 또 울먹입니다.
원금의 3배가 넘는 돈을 갚았는데 이자를 한푼도 안깎아주더라고
너무하다고 울먹이다가
이내 울음이 터져버립니다.....
경비원으로 일하며 받는 돈중에 반을 차압당해 뺐겼다고...
정말 먹고살게 없는데 은행이 너무한다고...
혹시,
우리보고도 그런거냐고 걱정스레 물어옵니다.
.....
뭐라 할까요?
가슴이 답답합니다.
너무 아립니다.
결국,
자신할순 없지만 최대한 사정을 고려해서
이자는 웬만하면 감면해드릴 방법을 찾아볼께요...
하면서 후일을 약속했습니다.
더 오래 통화하면 나도 울것 같아서...
왜 이리도 가슴이 아린지 모르겠습니다...
(2)
담당임원의 지시로 납골당현황을 조사하게되었습니다.
여기저기 전화도 해보고
인터넷 서핑도하면서
분위기를 파악하다가
우연히 어느 추모관홈페이지에서 찡한 사연들을 접하게되었습니다.
편지들...
받아볼 수 없다는걸 알면서도
그들은 하염없이 편지를 씁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했던 사람을,
보고픈 사람을
사무치게 그리워하면서...
아내를 생각하며 밤새 울었다는 어느 남편이,
살아생전 저지른 불효에 통곡하는 아들, 딸이
동생을 보낸 언니와 형이
또 자식을 먼저보낸 부모가
목놓아 울부짖으며 그렇게 답장없는 편지를 씁니다.
너무 사랑했었고
너무너무 사랑한다고...
지난날 잘못들 모두 용서해 달라고...
잘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편안히 잘 지내라고, 그래서 나중에 기쁘게 만나서
못 누린 행복을 맘껏 누리자고
그렇게 눈물로 약속을합니다...
눈물로 쓴 편지는
그들의 마음을 담아 훨훨 날아가겠지요.
그리운 사람 품으로...
그 사연을 읽으며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뜨거워집니다.
괜히 울적해집니다.
웬지모를 답답함에 가슴이 미어집니다...
(3)
중등부 청소년하계수련회 행사에
전날로 이미 끝난 초등부소속 어린이 한애가 끼어있습니다.
같이 웃으며, 같이 뒹굴며 즐거움을 만끽합니다.
수련회가 끝나고
집으로 갈시간인데
그 어린이 한애가 쭈삣쭈삣 망설입니다.
왠일인가싶어 손을 잡아끌며 얘기를 나눠봅니다.
초롱초롱하던 눈이 금새 눈물로 덮이며 고개를 숙입니다.
" 우리 엄마가
어제 저를 버리고 어디론가 가버렸어요..."
또,
가슴이 아려옵니다.
너무 아픕니다.
이 세상엔
정말 사랑이, 기쁨이, 행복이 있기는 한걸까요?
아프고 힘든 아이에겐
많은 돈이 필요한것도,
예쁜 옷이 필요한것도 사실은 아닙니다.
그저,
같이 놀아줄 엄마와 가족이 있으면 됩니다.
따뜻한 말한마디,
포근히 안아주는
사랑이 있으면 그것으로 족한거지요...
(4)
그토록 갈망하던
금메달을 목에걸고 환호하는 선수를 보며,
마지막 순간,
승리를 확인하며
환호하는 그 무리속에 엉겨서
환희의 감격을 누립니다.
그순간에 울컥하는 뜨거운 눈물이 흐릅니다.
서로 부둥켜 안고 덩실덩실 춤을 추다가
그동안의 고생이 생각나는 순간
온통 운동장은 눈물바다가 됩니다.
입과 눈은 분명 웃고있는데
그놈의 눈물은 그칠줄 모르고 흘러내립니다.
그런 동료의 모습을 보며
또 한바탕 웃어제끼고
울다가 웃다가...그러면서 뒤범벅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