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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 용두산의 터줏대감들...(용두산스케치 2) |
바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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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두산공원의 산책로는 곳곳에 여러갈래로 나있지만
크게보면 세길이다(순전히 내가 운동하는 코스를 기준으로)
타워를 끼고도는 맨 윗길과
주차장을 가로질러 뒤로돌아가는 중간길
그리고 계단을 내려가다가 숲속으로 들어가는 부산호텔쪽에서 올라오는 코스 이렇게 3개다.
그중에 맨 아랫길인 부산호텔쪽의 코스가 제일 으슥한 코스이고
그래서 그런지 제일 한적한 길이기도하다.
그길엔 언제부턴가 60쯤 되어보이는 초로의 할머니가 자리를 잡고
터줏대감 행세를 한다.
어떤날은 갖가지 반찬들을 펼쳐놓고 거하게(?) 차린 만찬을 즐기고있고
어떤날은 상대도 없는데 연신 주저리주저리 떠들어대고
또 어떤날은 세상의 시름을 잊은채 평화롭게 잠에 취해있기도하다.
오늘은 길가 한켠의 그늘밑에서 곤하게 잠들어 있는데
그 맞은편 나뭇가지엔 옷가지가 널부러져 있다.
생활의 지혜를 몸소 실천하는듯...
잘 펴서 햇볕에 말리고 있는 걸로 보아 아마도 소독을 하는게 아닌가 싶다.
정신은 말짱한거 같은데 왜 이렇게 고생을 하는걸까?
일반적 공통상황인 냄새가 진동하여
그 옆을 지나치기가 망설여지기도한다.
사람들에게 안보이는
좀 더 으슥한 곳에 터를 잡았으면 좋으련만...
맨윗길의 끝자락쯤엔(용두산 입구 메인길로 보면 시작지점인 곳)
정오가 가까와질수록
노인네들이 모여들어 길이 좁아질 지경에 이른다.
대략 어림잡아 한 50여명쯤 될까?
그곳에도 어김없이 목소리 큰 터줏대감이 있다.
하루도 빠짐없이 보이는 70쯤 돼보이는 노란잠바의 할아버지...
하루도 생생한 날이 없다.
오늘도 예전과 다름없이 반쯤 술에 취한 듯 눈은 내내 감고
뭐라 알아들을수 없는 말을 연신 횡설수설하신다.
그 옆의 동료 할아버지들은 익숙한듯 아무 반응이 없다.
그저 너는 씨부려라 나는 내할일 할란다...하는 그런 상황.
아무도 대꾸하는이 없는데 그래도 그칠 줄 모르는 터줏대감 할아버지의 연설...
가만히 귀를 기울려 뭔얘긴지 들어볼려해도 잘 알아들을수 없다.
발음이 반은 새는 말인지라 들을수 가 없는 것이다.
그들은 그렇게 시간을 죽인다.
오로지 점심한그릇 얻어 먹기위해 그 자리를 사수하고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점심때가 가까와지면 하수구를 통해 쌀뜯물이 흘러나오는걸로봐서
그곳이 점심 무료급식소인것 같다.
그러니 이곳이 그들에겐 얼마나 소중한 장소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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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 2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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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 2009년 06월 03일 10:48: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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