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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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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시절에
일요일이면 영낙없이 이곳저곳에서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싸리 빗자루 만드는 작업병,
식당 청소하는 병력,
김치담그는 작업 데모도 병력,
김치 묻을 구덩이 파는 병력,
그 와중에
교회가는 병력도 모집하고
절에 가는 병력도 모집된다.
이 종교집회에 참가하는 건 그래도 다른 사역들에 비하면 천국이라
너도나도 몰려드는 통에 으례 선착순 모집을 한다.
처음엔 그저 작업하는 게 싫고
고참병 시중드는게 싫어 아예 눈에서 사라질 요량으로 지원을 해서
선착순에 못낄까봐 애가 타지만
서서히 시간이 지나면 그마저도 시들해져
이내 골수분자들만 따라나서게 된다.
그 즈음되면
집합구령이 변한다.
"교회 환자 집합!!!"
신자가 환자로 둔갑하는 이유를 다들 알터,
어디서건 좀 지나치게 뭔가에 몰두한다 싶으면
그를 칭하는 호칭이 "환자"가 될때가 있다.
요즘 내가 바로 테니스 환자다.
중독증세가 심해서 그 단계를 넘은 환자 수준....
아침에 출근하면 잠시 명상과 하루계획을 정리하고
이내 컴퓨터로 여기저기를 서핑한다.
우리 금백을 비롯하여 남의 동네도 한바퀴 둘러보고
이곳저곳을 기웃기웃 거린다.
새로운 글이 올라왔는지를 훑어보고
게시판에 하나,
공지글 하나,
유머도 한판 올리고
온라인 레슨자료도 여기저기를 둘러보며 적당한걸로 찍어서
한 두개 올린다.
그리곤
아침마다 온 동네방네를 들쑤시고다니며
내가 살아있음을 선포한다.
그리고 나면 한 두어시간쯤 흐를까?
그제서야 슬슬 여유를 부리며 한시름 놓는다.
이제 할일 했다는 느낌....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혹시라도 게을리하면 뭔가 큰일이라도 날것같은,
그런 불안에 휩싸인다.
그러니 내가 중독된 상태가 아니고 무엇이겠나?
토요일, 일요일에
어쩌다 가족모임이나 무슨 회사 행사라도 있게되면
정말이지 안절부절 좌불안석...
운동시간 놓칠까봐 애간장이 탄다.
요즘같이 낮시간이 짧은 땐 더더욱 시간에 목을 매게되고
행여,
세 네시쯤에 집에서 뭔일이라도 주문을 하면
완전 전쟁치를 각오로 덤벼들어 밤시간으로 바꾼다.
혹여, 어디라도 갔다 와야할땐
어떻게든 3시 이전에 마칠려고 한다.
그리곤 쏜살같이 코트로 줄행랑...
하도 이런 상황이 많이 발생하니
내영이는 아예 3시 이전에 집에 오는걸 당연하게 생각하고
또 그렇게 할려고 애를 쓴다.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혹,
무슨 시합이라도 있어
새벽부터 출타를 했더라도
시합이 끝나면 어떻게든 우리 코트엘 올려고 애쓴다.
비록 한게임할 시간이 턱없이 부족해
스트록만 몇번하고 집에가는 경우라도
기를 쓰고 코트엘 간다...
어쩌다 금요일 한게임하게되면
토요일 새벽부터 밤까지 코트에서 살고
일요일 아침에 조기회에 어울려 한판하는 나로선
그야말로 3일 연짱 강행군인데
그래도 오후엔 또 우리코트를 찾는다.
어쩔땐 내 의지랑 관계없이 저절로 발길이 코트로 행하는
묘한 상황을 발견하게된다.
더구나 길거리를 거닐면서 그냥가는게 아니다.
스트록도 하고 발리도 하고 스매싱도한다.
요즘은 백핸드스트록이 주가되지만...
라켓이 없으면 맨손으로라도 허공을 휘젓는다...
이거야 말로 중독증세를 넘어
환자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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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 2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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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 2008년 12월 02일 11:17: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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