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하는
용두산공원 걷기 40분으로도 혈당이 미쳐 내려가지 않으면
또다시 운동을 해야하는데
처음엔 우리회사 건물 1층부터 6층까지의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했다.
그런데 그건 정말 재미가 없다.
용두산은 그래도 볼거리가 많아서 심심하지는 않았는데...
그래서 생각해낸게
스윙 연습하는 것.
라켓을 책상 밑에 놔두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들고 몰래 옥상으로 간다.
햇볕이 따갑거나 비가 오는 날이면 5층의 빈 사무실로 가고...
포핸드 100번, 백핸드 100번, 포발리 100번, 백발리 100번
한번에 왕창하면 재미 없으니
포핸드, 백핸드 스트록과 포,백 발리를
이어서 10번씩하고
또 20번씩하고
그다음엔 30번씩, 그리고 마지막엔 40번씩 휘두른다.
처음엔 제자리에서 라켓을 휘둘렀지만
이젠
재미를 더하기위해
풋워크를 같이한다.
오른쪽으로 이동하고 사이드 스텝으로 제자리,
다시 왼쪽으로 이동하고 또다시 사이드 스텝으로 제자리...
마지막 40번씩 할때쯤엔 숨이차다.
땀이 얼굴을 타고 흐른다.
온 몸이 땀 범벅.
사무실에서 할때야 천정이 낮아서 못하지만
옥상에서 스윙연습할땐 발리대신 스매싱과 서브를 곁들인다.
스매싱도 게임을 가정해서 앞으로 뒤로 움직이며...
용두산타워가 바로 코앞에 있고
한국은행 건물의 옥상에서 직원들이 담배 피우러 몇몇이 왔다갔다하고
바로 앞 옥정빌딩의 신라정(식당)에서 사람들이 보이기에
처음엔 왠지 쑥스러워 쭈삣쭈삣 했으나
이젠 그런건 아랑곳하지 않는다.
얼굴이 많이 두꺼워졌다....
언젠가,
대학선수출신 지도자인 최종원코치에게
선수들은 어떻게해서 그렇게 스윙스피드가 빠른가?
하고 질문을 한적이 있는데
답이 가슴에 팍 와닿는 명답이었다.
"주구장창 휘둘러댑니다. 뭐 다른거 있겠습니까?
하루에 천번이고 이천번이고 지칠때까지 스윙연습을 합니다..."
하긴, 그게 정답이 아니겠는가?
누군가 하는말이
'고등학교 선수가 3년간 치는 볼의 양이
동호인이 평생 치는 양보다 많다.'
하지 않던가?...
지난주부턴,
그냥 스윙하는게 좀 맨숭맨숭하여
라켓집을 하나 구입하여 씌워가지고 스윙을 한다.
바람의 저항을 받으니 어찌나 힘이 드는지...
하는 수 없이 스윙 갯수를 줄였다.
포,백핸드스트록, 스매싱, 서브 각 60개씩 총 240개...
그것만 해도 그냥 스윙하는 것보다 더 힘이들고 땀이 많이 난다.
이제 2주째,
비록 혈당이 높을때만 골라서 하는거라
안할 때도 많지만 그래도 어쨋거나 시작한지 2주째다.
이렇게 하면 곧 옛 스윙감각을 되찾을 수 있을까?
옛날,
스윙스피드 때문에 맘고생 많이하고
서브 때문에도 애를 먹었을때도
지금처럼 이렇게 스윙연습 까지는 안했는데...
이렇게 하다보면 어느 날엔가
고수의 대열에
합류할 수 있을까?
만고 내 생각이고
허망한 꿈일 뿐 일까?
그보다 우선은
체력을 키우고 근력을 길러서
옛날의 상태 만큼이라도 회복되었으면 하는게 바램이다.
아,
토요일이 기다려진다.
그날에 써 먹을 샷을 준비하러
라켓을 들고 휘둘러보러 가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