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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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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공원에는 인적이 드물다.
관광객들은 아직 한명도 안보이고
청소하는 인부들 몇몇과 산책하는 어르신들 서넛.
늘 만원으로 북적대던 급식소 주변도 겨우 예닐곱분의 노인들만 서성이고 있다.
용두산의 명물로 자리잡은 에스카레이터 옆의 벤치에 한쌍의 연인인 듯한 커플이 자리를 잡는다.
20대 후반? 아님 30초반쯤으로 보이는 젊은 커플...
남자는 앉자마자 두 팔을 뒤로젖혀 벤치를 짚고 허리를 곧추 세운다.
쭈뼛쭈뼛 머묻거리던 여자가 엉덩이로 남자의 히프를 밀치며 바짝 다가 앉는다.
잠시 말없이 먼 바다를 바라본다.
항구의 배를 구경하는걸까?
아님, 멋지게 펼쳐진 바다위의 안개를 감상하는걸까?
아쉽지만 계속 볼수가 없다.
운동중이라 그냥 스쳐 지나갈 수 밖에...
용두산을 한바퀴 도는데 약8분이 걸리니 그 사이에 일어나는 일들은 그냥 베일 묻힌다.
그들만의 비밀로...
궁금한 탓에 멀찍이서부터 그들을 주시한다.
여자가 오른손을 들어 남자의 어깨에 올려놓는다.
아까보다 둘사이는 더 밀착되어있다.
그리고는 한참을 그대로 있는다.
또 그자리를 지나쳤다.
다음을 볼려면 8분을 기다려야한다.
조금더 빨리 걸어볼까? 그러면 한 7분쯤 걸릴라나?
다시금 그자리...
아직도 그들은 그자리에 있었고
멀리서 보니 한폭의 그림같은 연인의 모습이다.
아까 본 마지막 모습이 여자가 오른손을 남자의 어깨위로 올리는 것 까지였는데
지금은 자세히 보니 왼손도 같이 올라가있다.
남자의 목을 감싸 안고서...
아직도 남자는 두팔을 뒤로하여 벤치를 잡고 먼 바다를 주시하고 있다.
순간 여자가 몸을 조금 일으키며 남자의 얼굴 앞으로 자기의 얼굴을 포갠다.
입술이 맞닿은거 같다.
그리곤,
여자의 얼굴이 남자에게 가려져 보이질 않는다.
그놈의 뒤통수 밖에 안보인다.
한참을 그들은 그렇게 있었다.
중년의 남성 한분이 물끄러미 그광경을 지켜보며 옆을 지나간다.
그분은 무슨 생각을 할까?
꽤나 적극적인 여자다.
아니, 남자가 쑥맥인가?
그들을 지나치면서 창피함을 무릅쓰고 한참을 지켜봤다. 아예 고개까지 돌려서...
그순간 그들이 툴툴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애고, 이젠 8분을 기다릴 이유가 없어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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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 2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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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 2009년 06월 04일 15:51: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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