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속의 여인들 바우 하루종일을 집에서 뒹굴며 운동이라곤 겨우 동네 한바퀴 도는게 고작이었던 나에겐 TV가 무척 반갑운 친구였다. 내영이와의 일상 대화속에서도 지난번에 은애가 뭐라했지? 신애리 그 나쁜 지지배는 어떻게 됐어? 미수는 그래서 결혼을 한대, 안한대? 이런 대화가 스스럼 없이 오고갔고 드라마속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낯이 익고 정겨웠으며 내가 꼭 주인공인양 흥분을 하곤 했다. 작년 12월부터 올 5월까지 내겐 그랬다.... -- 1 -- 아침 8시경 출근을 준비하며 힐끗힐끗 보게되는 드라마 하얀거짓말... 우리나라 아침드라마의 전형적인 소재인 출생의 비밀과 3각관계가 내용인 그 속에 눈에 독기를 뿜으며 한껏 분위기를 잡는 여인네가 있다. 신여사... 모든걸 맘먹은대로 해야 직성이 풀리고 돈이면 뭐든 할 수 있다는 신념으로 일생을 살아온 여인, 그녀 앞에선 비운의 장애 아들도 엄마 아빠를 찾아 울부짖는 손자도 한낱, 먼 남의 나라 얘기인듯... 그 손자를 납치하고 며느리를 내쫓고 첩의 아들과 싸움하며 온갖 악한짓을 다하는 그녀에겐 정말이지 눈물도 없는 듯 보인다. 신여사의 며느리이자 비안이의 엄마인 서은영을 망가뜨리기위해 요즘 홍나경(임지은 분)이가 한술 더 뜬다. 큰어머니(신여사) 에게서 배운걸까? 아니다. 그녀는 이미 악녀의 기본 조건을 갖추고있다. 강사장과 결혼하기전에 이미 한번 결혼을 했었고 또 다른남자와 연애도 하고 있었고 그 연애는 현재까지도 진행중이니... 그런 그녀가 요즘 신여사와 악녀의 지존자리를 놓고 다툼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하긴, 아무리 자신이 과거가 있고 현재도 연애를 하는 불륜을 저지르고 있지만 자신의 현재 남편이 비안이 아빠라는 사실에 충격을 먹고 그 남편과 은영을 무너뜨리고 앙갚음을 하려하는 것이니 이해가 안가는 것도 아니다. 그녀의 악한 행동이 극에 달한다. 아이를 납치했고 다른 이유로 이미 유산을 한 상태에서 은영이가 일부러 유산을 시킨것처럼 교묘히 꾸미고 몰아부치는 등... 두 악녀 사이에서 매일을 눈물로 힘겹게 살고있는 서은영, 그녀는 또 왜그리 답답한지. 가난한 자신의 친정집을 위해 맘에도 없는 장애인 아들과의 계약결혼을 하고... 살아가는 동안 서서히 솟아나는 사랑과 연민, 가련한 여인을 보고 있노라니 가슴이 메인다... -- 2 -- 작년 11월부터 시작하여 올 5월에 종영된 『사랑해 울지만』라는 드라마가 있다. 한영민과 민서영의 결혼식장에 느닷없이 한영민의 자식이 등장하며 결혼은 깨지고 그 파혼의 상처를 딛고 시작된 조미수와 한영민의 사랑, 그러나 그 둘 사이에 민서영이 끼어든다. 허구한날 한영민에게 옛날로 돌아가자며 떼를 쓰고 울부짖는 서영, 이미 미수에게 푹 빠져서 서영을 돌아볼 턱이 없는 한영민을 물고 뜯고 괴롭히고 그래도 움직이지 않자 이젠 미수를 붙들고 늘어진다. 미수네 친정은 물론 시댁 까지도 들락날락하며 괴롭힌다. 거짓말로 꾀어내고 온갖 나쁜짓을 일삼는다. 그런 서영에게 힘없이 당하고만 있는 가련한 미수... 서영이를 보며 분통을 터트리고 미수를 보며 눈물을 훔친다. 이런, 사내 자식이 체통머리 없이... -- 3 -- 작년 11월부터 올해 5월까지 모든 남녀, 심지어 학생들까지도 7시30분이면 어김없이 TV 앞으로 몰려가게한 드라마 『아내이 유혹』 한국의 전통적인 정서 때문인지는 몰라도 역시 출생의 비밀을 안고 거기에 좀 파격적이다 싶은 의붓남매의 사랑과 결혼이 스토리인 드라마... 그 속에도 영낙없이 악녀가 등장한다. 그이름은 다름아닌 신애리. 자신을 20년이나 친딸처럼 키워준 은애네 부모님도 또 그토록 오랜세월 친자매처럼 지내던 친구 은애도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위해 헌신짝처럼 버린 여인. 미용실을 하겠다는 욕심에 시댁의 재산을 몰래 훔치고는 그 모든걸 은애한테 뒤집어 씌우고 개념없는 남편 졍교빈을 꼬드겨 돈을 울궈내는 사악하고 교활한 여인. 결국엔 자신의 욕심때문에 은애를 죽이고... 하지만 구은애도 나중엔 독기를 품었다. 그동안 당했던걸 복수하려는 걸까? 정교빈을 속여서 다시 결혼하는 희대의 사기결혼을 하고 도박판에 끌여들여 가산을 탕진시키고 그 재산을 가로채고 신애리의 미용실을 빼앗고... 이쯤되면 구은애도 악녀가 아닐까? 그런대도, 구은애의 술수에 속아서 곤경에 빠지고 가산을 탕진해 구렁텅이에 빠져 허우적대는 신애리와 정교빈을 보면 왜 그리 시원하고 속이 후련한지... 드라마가 진행되는 동안 우리의 궁금증은 다음엔 무슨 거짓말이 나올까? 다음엔 신애리가 어떤짓으로 구은애를 골탕먹일까? 구은애는 또 어떻게 복수할까? 뭐 그런게 아니었을까? 울분을 참지 못해 주먹을 불끈쥐며 씩씩거리는 시청자가 비단, 나만은 아니었으리라 생각한다. -- * * -- 원래 드라마는 욕하면서도 또 보게되는 묘한 마력이 있다고 하지 않는가? 그래도 다행인것은 선악이 분명하고 눈물 콧물 많은 우리한국사람들의 정서를 생각해서인지 드라마의 끝은 대부분 해피엔딩이라는 것. 온갖 해꼬지를 일삼던 악녀들이 어느순간 순해지고 그녀들이 눈물을 흘리는 그런 때가되면 아...이제 드라마 끝날때가 되었는갑다고 짐작하게되며 눈물로 회개하고 뉘우치는 그런 악녀들을 가련하고 불쌍한 사람들이 또 감싸주는 그런 모습으로 끝나는 드라마를 보며 우린, 애들에게 악하게 살지말라고 한마디하는 수고를 덜 수 있으니 이 또한 고맙지아니한가?.... 조회 : 367 작성 : 2009년 06월 26일 17:02:05

이 글에 대해서 총 0 분이 메모를 남기셨습니다.

메모를 남겨주세요.

전체 자료수 : 127 건   107 자만[0]   바우 2009-08-29 121     106 자수[0]   바우 2009-08-21 174     105 알바 턱[0]   바우 2009-08-18 436     104 기분이 상쾌해요[0]   바우 2009-08-18 192     103 식겁의 연속[0]   바우 2009-08-10 223     102 작은 배려[0]   바우 2009-08-04 253     101 맨 땅에 헤딩하는 녀석들[0]   바우 2009-07-31 188     100 희망[2]   바우 2009-07-31 169     99 용두산공원의 변화 (용두산스케치 6)[0]   바우 2009-07-23 195     98 한양 나들이[0]   바우 2009-07-20 248     97 이형택의 빈자리..[0]   바우 2009-07-16 268     96 산책과 운동[0]   바우 2009-07-13 351     95 감사가 넘친다[1]   바우 2009-07-07 191     94 로또 한방[0]   바우 2009-07-03 405     93 최후 변론[1]   바우 2009-07-01 164     92 아, 대책 없는 깜빡이여[2]   바우 2009-06-29 292   ▶ 91 드라마 속의 여인들[0]   바우 2009-06-26 367     90 루틴한 일상의 헛점[0]   바우 2009-06-25 446     89 거짓말[0]   바우 2009-06-23 154     88 건망증은 끝이 없다.[0]   바우 2009-06-22 156   [1][2][3][4][5][6][7] 이름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