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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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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두산을 돌다보면
항상 만나는 사람이 여럿있는데
그들은 나름의 고집이 있고 규칙이 있는 듯 하다.
손에 수건을 들고
걸음걸이 속도가 제법있는 그런 사람들은 영낙없이 운동이 목적인 사람들일게다.
그러니 항상 같은 시간에, 같은 코스를 걷는게 아닐까...
항상 같은 옷을 입고
나랑 코스를 거꾸로하여 열심히 걷는 두분이 계신데
한분은 60후반쯤으로 보이는 남자분이고
또 한분은 연령대를 알 수 없는 여성분이시다.
그 여성분은 어렴풋이 한 50대 후반쯤으로 보이긴한다. 잘은 모르겠지만...
남자분은 늘상 뭐라고 말을 하면서 걷는데
아마도 무슨 숫자를 세는 것 같다.
한 7~8바퀴를 돌고나면 꼭 용두산 꽃시계앞의 벤치에 앉아 수건으로 몸을 닦고는 잠시 쉰다.
힘에 부치는 것일까?
반면에 여자분은
광장으로는 안나오고 항상 숲이 우거진 뒷길에서만 왔다갔다를 반복한다.
자주색 자켓을 입고 목을 수건으로 두르고 검은 썬그라스를 쓰고 손엔 장갑도 끼고
커다란 선캡을 푹 눌러쓰고...
항상 같은 길을 왔다갔다 반복한다.
나같으면 지루해서 그렇게 하지 못할텐데...
이들은 모두 손에 수건을 들고있다.
아저씨는 집에서 흔히들 쓰는 수건을 들고있고
아주머니는 손수건을...
그래서 이분들이 운동하는거란걸 대번에 알 수 있다.
용두산주차장 뒷길로 오르는 산책로를 걷다보면 또 늘상 만나는 사람이 서넛있는데
그중의 한분은 60후반쯤으로 보이는 말끔한 정장차림의 노신사이고
다른 한 사람은 30후반이나 40초반으로 보이는 남자분이다.
노신사분은 늘 손에 법원의 결정문을 들고있고
내가 옆을 지나칠때면
보이면 안되는 걸 보이기라도 한 것처럼 얼른 감추곤했는데
내가 많이 봐서 익숙한 서류이기에 무슨 판결문이나 결정문이라는걸 안다.
눈치로 봐선 뭔가 고민이있고 그 대책을 고심하고 있는 듯 보인다.
다른 한 남자분은 느긋하게 산책을 즐기는 듯 어슬렁거리다가
광장에 이르러서는 담배한대 피우고
한손엔 커피를 들고 마시며 여유를 즐긴다.
아마도 사장님이 아닐까?
일반 직원이라면 그 시간에 그렇게 한가로이 공원을 거닐 여유가 없을테니....
전혀 서두름이 없이 유유히 공원을 거닐며 여유를 만끽하는 그.
너무 부럽다.
어슬렁거리며 숲의 향기를 음미하는 사람이나,
다정히 손잡고 비둘기의 푸드덕 소리에 놀라 호들갑떠는 연인들을 보면
왠지 조금은 질투가 난다.
나처럼,
운동을 안하면 큰일이나기에
그야말로 살기위해 용두산을 돌고있는 사람이 있는데...
한가하게 공기의 맛이 어떠니, 경치가 어떠니 할 여유가 없는데...
그런건 한낱
사치일 뿐인데 말이다...
살기위해 세상과 사투를 벌이고 있는 그 누군가에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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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 3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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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 2009년 07월 13일 16:18: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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