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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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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토요일,
딸내미한테서 알바 턱을 얻어 먹었다.
실은, 작년에 입학하자마자부터 성악하는 친구의 피아노반주를 하여
담은 몇푼이라도 받았고,
교회에서 성가대 반주를 하면서 많지는 않지만 얼마라도 받았으므로 처음으로 아르바이트비를 받은건 아니지만
친구의 반주나 교회 반주는 봉사의 성격이 짙으므로 진정한 돈벌이(?)로 볼 수는 없기에
이번의 아르바이트로 번 돈이 첫 수입인거나 다름없다.
멀리 민락동까지 전철과 버스를 갈아타며 가서
어느 피아노학원의 강사자리에 땜빵을 3일하고는 십몇만원을 받아들고 딸내미는 흥분해있었다.
"엄마, 아빠 처음으로 내가 돈을 벌었어" 로 시작한 땔내미의 무용담은 그칠줄모르고 계속되었고
지독히도 말 안듣는 초등생들 때문에 땀꽤나 흘렸다고,
원장님이 너무 깐깐해서 쉴틈도 없이 쎄빠지게 했다고 호들갑을 떨었다.
"내가 한턱 쏠께, 해운대 가자" 며 바람을 잡는 딸에게
얼마나 받았다고 해운대까지가냐? 집 근처 어디로 가자고 내영이가 좀 귀찮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난 쌍수를 들어 환호했다.
해운대 장산역 근처의 어느 수제비집이 아주 맛있는데 한번 가보고싶다고 딸에게서 이미 들은바가있기에
그곳이라 짐작했고 난 찬성했다.
내영은 꼴랑 수제비 먹으러 해운대를 가냐고 안간다고 버티다가
우리 셋의 꼬임에 못이기는 척 따라 나섰다.
인터넷을 뒤져서
그 식당이 '하가원' 이란걸 알아냈고
빠른길 찾기를하여 약도를 머리에 입력하고는 출발했다.
때가 때이니 만큼 가는 길은 너무도 힘들었다.
황령산터널부터 막히기 시작하여 평소같으면 20분 정도면 충분할 거리를
무려 1시간을 더 걸려 도착했다.
광안대교 위에선 바다위로 떠있는 영화 해운대에서 본 쓰나미 모양의 구름떼를 발견하곤
두 딸내미들이 휴대폰으로 연신 찍어대며 깔깔대고 즐거워했다.
모처럼의 나들이에 기분이 들떠있었다.
길을 미리 확인하고 떠난 탓에 식당은 쉽게 찾았으나
그놈의 주차가 문제였다. 요즘은 어딜가나 주차난이 심각하다.
들어가고 나가는 차 때문에 길옆에 비켜 정차하고 한참을 기다리다가 결국은 자리가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옆의 다른 주차장도 빈자리는 없었고
식당의 주차관리원이 약간은 짜증섞인 말투로 공용주차장을 안내했다.
골목을 드나드는 차를 피해 한참을 이리저리 곡예운전을 해서 큰길 건너편의 공용주차장에 주차를 했다.
진이 빠졌다.
먹기도 전에 주차하느라 지쳤고 살짝 짜증도났다.
덩달아 혈당도 내려가서 길을 걸으며 바나나를 우걱우걱 먹어댔다.
내영은 옆에서 "아무리 맛있어도 다시는 해운대 먹으러 안온다" 며 투덜댔다.
식당은 그야말로 북새통이었다.
밖에서 대기하고있다가 겨우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다.
항아리수제비, 그리고 콩국수...
내가 워낙 밀가루를 좋아하긴하지만
정말 맛있었다.
수제비도 맛있고 콩국수는 평소 먹던것과 달리 매우 보드랍게 빻아서 그런지 부드럽게 잘 넘어갔다.
곁에서 씩씩대는 내영이와 달리
난, 아주 맛있게 먹었다.
다음에 오자하면 또 올 작정이다.
딸내미 덕분에
해운대 구경도하고
맛있는 수제비에 콩국수도 먹고
즐거운 토요일이었다.
신개금LG 아파트 근처의 어느 학원에서
딸내미가 또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는데
이번에 돈 받으면 뭘 사준다고할까?
은근히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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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 4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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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 2009년 08월 18일 18:00:5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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