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한방 바우 가끔, 꿈꾸는 일이 있다. 아니, 상상의 나래를 펴고 환상속을 여행하는 뭐 그런거... 월요일 아침에 유일한 일인 리스크심의 위원회에 참석하고 난뒤 잠시의 휴식을 취하고 그리곤 인터넷으로 로또 당첨번호를 검색한다. 생전처음 확률의 공식을 이용하여 나름 짱구를 돌릴대로 돌려서 지난주에 선택한 번호는 1, 10, 17, 29, 31, 43 옆 직원이 볼세라 손으로 가리고는 인터넷의 당첨번호와 하나하나 맞춰나간다. 헉!!! 이게 웬일... 6개가 다 맞는다. 혹시 잘못 본게 아닐까하여 다시한번 확인한다. 회차 343회, 추첨일자 2009. 6.27 맞다. 틀림없이 맞다. 갑자기 심장이 멎는다. 얼굴에 열이 오르고 가슴이 요동치기 시작한다. 쿵덕쿵덕!!! 옆의 직원이 보는 것 같아 슬쩍슬쩍 곁눈질을 해본다. 다행이 뭔가에 푹 빠져서 내겐 관심이 없다. 컴퓨터를 얼른 다른 사이트로 바꿔놓고 로또복권을 조심스레 바지 주머니에 밀어 넣고는 옥상으로 향한다. 하늘이 유난히 푸르다. 야~~~ 호 ~~~!!!!! 라고 소리치고 싶은걸 억지로 참으려니 가슴이 답답하다. 임금님귀는 당나귀귀 라도 해야하나? 언제 바꾸지? 빨랑 바꿔야하는데... 여기서는 안되고 서울 농협의 본점으로 가야할텐데... 뭐 타고 가지? 비행기는 사고라도 나면 큰일이고 검색이 있어 주머니를 뒤질텐데..그럼 안되지. KTX가 안전할라나? 옆좌석에 누가 탈지 모르니 불안하다. 차라리 승용차로 가야겠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운전해서 가면 무엇보다 안전할 것 같다. 나 혼자 가는 거니까. 주머니에서 다시한번 꺼내 쪽~입맞춤 한번하고 지갑에 고이 모셔 놓는다. 닳아 없어질까봐 조심스럽게, 애지중지... 해야 할 것들은 이미 정해져있다. 십분의 일인 1억원은 우선 오늘의 내가 있게해주신 하나님께 드리고 (그런데 이런 돈을 받으실려나?...혹시 정당한 노동의 댓가가 아닌 불로소득이라고 안 받으면 어쩌지?..) 한 1억은 앞으로 귀찮게 찾아올 자선단체를 위해 떼어놓고 2억은 비상금으로 팍 쳐박아놓은 뒤 내 사랑과의 밀월을 즐길 보금자리를 마련해야하고 나만 호강하면 안되니까 한 1억원정도 마누라한테 떼어주며 용돈이니 맘대로 쓰라고 선심 팍팍 쓰고 열심히 살고있는 원주의 처남에게 이미 집한채 지어 준다고 약속한게 있으니 한 1억은 줘야될 것 같고 이제껏 용돈 한번 제대로 드린적 없는 장인어른께 한 2천만원 드려서 사위 자랑 좀 맘껏 하시도록 기좀 펴드리고 애들 뒷바라지 하느라 넉넉치 못하게 아둥바둥 살고있는 여동생네 한테 한 1억 주며 매제 불러다 마누라 고생시키지 말고 잘 모시며 살라고 큰소리 한번 치고... 우리막내동생 이번에 식당 오픈한다고 고생했는데 아프다는 핑계로 가보지도 못해 못내 서운하니 이번참에 보태쓰라고 한 1억 보내주고... 힘들어지면 언제건 회사를 그만둘 수 있도록 생활비 나올 구멍을 만들어야하니 월세 받아먹을 상가나 주택, 아파트를 구입해야겠다. 한 5억은 필요하겠지? 직원들 모두를 술독에 한번 빠뜨렸다가 꺼내주도록 찐~하게 한번 쏴주고 싶은데 한 천만원이면 될라나? 근데, 회사는 언제 그만두지? 뭐 벌써 그만둘 필요는 없는것 같다. 어차피 일없이 놀고 있으니 지금은 그냥 하던대로 놀다가 어느순간 빡세게 일을해야할 때 그때 가서 그것도 간부들 수십명 모인 그룹전체 손익회의나 뭐 그런 엄숙한 행사자리에서 만약, 그 넘치는 카리스마를 주체하지 못해 직원들 괴롭히는 회장이 내게 어떤 부당한 지시를 하거나 나를 욕되게 하는 뭐 그런 자리에서 한바탕 멋지게 되받아 주고 회장한테 서류를 냅다 던져 버리며 잘먹고 잘살아라고 외치며 자리를 박차고 나오는 것이다. 그래, 그게 멋지다. 하하하 생각만 해도 멋진 일이다. 또 뭐가 있지? 그동안 한번도 못간 해외여행을 이번 참에 바로 실행에 옮겨야겠다. 지금은 윔블던이 진행되고 있으니 우선 영국엘 가서 패더러와 머레이 경기를 관람하며 즐기고 호주오픈때는 오세아니아를 가서 호주와 뉴질래드의 평원을 둘러보고, US오픈에 맞춰 미국엘 가고 프랑스오픈때 프랑스를 가서 주위의 멋진 유럽관광을 즐기다 올련다. 한 5천 정도면 되지않을까? 우리 코트도 손좀 봐야겠다. 이건 뭐 테니스코트인지 집 마당인지 구분이 안갈정도로 움푹움푹 패인 곳이 있어 시합 때마다 불규칙 바운드에 희비가 엇갈리는 상황이 연출되니 말은 안해도 아마 모두 짜증이 날거다. 흙을 모두 걷어내고 확실히 복토를 한후 아예 앙투카를 깔아야겠다. 예쁜색깔의 앙투카를 밟으며 경기하는 상상을 하니 너무 즐겁다. 한 2천정도면 될려나? 아, 즐겁다. 정말 통쾌하다... 그런데, 갑자기 정신이 번쩍든다. 돈이 얼마지? 세금이 있을텐데 얼마나 될까? 부지런히 인터넷을 뒤진다. 5억 까지는 22%, 5억이 넘으면 33%. 그럼... 요즘 1등 당첨금이 평균 10억 정도되는 것 같던데 세금이 2억7천5백이니 세금을 빼고나면 7억2천5백이될 터. 애게... 꼴랑 7억2천5백만원.... 위에서 말한거 다 할려면 14억이 드는데... 턱도 없이 모자란다. 이를 어쩌지? 뭘 빼야하나? 돈이 반 밖에 안되는데... 낭패다... 십일조는 빼면 안되고 자선단체 기부도 안하면 계속 괴롭힘을 당할테니 안할 수 없고 보금자리 만드는 것도 이미 약속을 해놓은 터라 뺄 수 없고 평생 힘들게만 살아온 내영이한테 용돈은 꼭 주고 싶고 처남이나 장인어른, 동생들 한테도 꼭 해주고 싶은데... 여행도 가고싶고 우리 코트도 손보고 싶고... 여차하면 회사도 때려치우고 놀면서 살고 싶은데 돈이 모자라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상황이 아닌가? 아, 또 고민이 생긴다. 로또에 한번 더 걸리는게 쉬울까? 아님, 나 죽었소..하고 살며 꾸역꾸역 돈 모아서 노후준비를 하는게 쉬울까? 이것도 저것도 아니면 지금보다 더 허리띠 졸라매고 연금 하나 더 들어서 노후를 준비할까? 아, 고민이다... 로또에 당첨이 돼도 해결이 안되니 이 우예된 일이고? 그래도 누가 알아? 지금 반타작하고 또 나중에 반타작 할지... 로또나 사러 가야겠다... 조회 : 405 작성 : 2009년 07월 03일 15:34:29

이 글에 대해서 총 0 분이 메모를 남기셨습니다.

메모를 남겨주세요.

전체 자료수 : 127 건   107 자만[0]   바우 2009-08-29 120     106 자수[0]   바우 2009-08-21 173     105 알바 턱[0]   바우 2009-08-18 435     104 기분이 상쾌해요[0]   바우 2009-08-18 191     103 식겁의 연속[0]   바우 2009-08-10 222     102 작은 배려[0]   바우 2009-08-04 253     101 맨 땅에 헤딩하는 녀석들[0]   바우 2009-07-31 187     100 희망[2]   바우 2009-07-31 169     99 용두산공원의 변화 (용두산스케치 6)[0]   바우 2009-07-23 194     98 한양 나들이[0]   바우 2009-07-20 247     97 이형택의 빈자리..[0]   바우 2009-07-16 267     96 산책과 운동[0]   바우 2009-07-13 350     95 감사가 넘친다[1]   바우 2009-07-07 190   ▶ 94 로또 한방[0]   바우 2009-07-03 405     93 최후 변론[1]   바우 2009-07-01 164     92 아, 대책 없는 깜빡이여[2]   바우 2009-06-29 291     91 드라마 속의 여인들[0]   바우 2009-06-26 366     90 루틴한 일상의 헛점[0]   바우 2009-06-25 445     89 거짓말[0]   바우 2009-06-23 153     88 건망증은 끝이 없다.[0]   바우 2009-06-22 155   [1][2][3][4][5][6][7] 이름 제목 내용